세계 3000만명 감염… 커지는 3대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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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① 봉쇄냐 해제냐 8주 지나면 봉쇄효과 떨어져… 유럽 주요국 ‘한계’ 봉착
②백신개발 내년 개발 성공해도 면역효과 50% 정도 예상
③집단면역 스웨덴 등 성과 봤지만 초기 희생 감당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확진자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북반구는 가을에 접어들었다. 더 큰 유행의 파고가 우려된다. 앞으로 방역 쟁점은 3가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셧다운(shutdown·봉쇄)’ 효과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의 유일한 희망으로 꼽히는 백신 개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방역카드가 마땅치 않자 일부에선 ‘집단면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① 봉쇄 전략은 지속 가능할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국가들은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5월 봉쇄 조치 해제 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달 18일(현지 시간)부터 3주간 전국적인 봉쇄령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12일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기며 일일 확진자 수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마르세유, 보르도 등 특정 지역에 한해 △야외 10명 이상 집합 금지 △결혼식 포함 공개 장소에서 댄스 금지 등의 조치를 내렸다. 앞서 한국도 8월 광복절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자 강화된 거리 두기 2단계(2.5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하지만 봉쇄 정책의 효과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많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 두기 같은 제한 전략은 너무 장기화하면 그 효과가 떨어진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거리 두기의 효과를 최대 8주로 보고 있다. 실제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는 여름 휴가철 이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감염이 급증했다. 국내에서는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해도 이동량이 초기만큼 줄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유연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과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가 의무가 아닌 권고다. 미국, 유럽 국가, 중국 등 주요국들은 한국을 포함해 감염 대응을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고 있다.

② 백신 개발하면 종식될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내년에야 백신이 개발돼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6일(현지 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백신이 일반인에게 보급되는 시기는 내년 2분기(4∼6월) 말 또는 3분기(7∼9월)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또 “마스크를 쓰는 것이 백신을 맞는 것보다도 코로나19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시간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통해 “올해 말까지 1억 회분의 백신이 미국에 보급될 것”이라며 “백신은 수주 안에 일반 대중이 즉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개발 중인 백신 중 일부가 임상 단계에서 잇달아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계획대로 개발에 성공해도 기대한 만큼의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의 백신 효능은 50% 정도. 백신을 맞아도 절반은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독감 백신의 효능도 50∼7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나 빨리, 충분한 물량이 공급될지도 중요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충분한 사람에게 백신을 공급해 공동체에 ‘면역의 우산’을 씌우려면 몇 달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③ 다시 시작된 ‘집단면역’ 논란


코로나19 사태 초반에 일부 국가는 집단면역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노선을 택했다. 집단면역이란 국민의 상당 비율이 전염병에 걸려 단체로 면역력을 가지도록 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을 뜻한다. 적극적인 역학조사로 확진자를 찾아내는 한국의 ‘추적방역’과 반대의 개념이다.

대표적인 국가가 스웨덴이다. 16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의 일일 확진자 수는 6월 1000명대에서 8월 200명대로 떨어진 뒤 9월 첫 주 평균 108명으로 하락세다. 10만 명당 확진율도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은 “문을 닫는 식의 전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제자리를 지키는 전략이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든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항체 조사 결과 전체 인구 5800만 명의 약 20%인 120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집단면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학계에서 이제 코로나19 환자 발생과 사망률 등이 어느 정도 안정적 상황에 도달했다는 견해가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초기보다 사망률이 줄었고 연령별 사망자 비율도 비교적 일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집단면역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스웨덴이나 영국에서 초반에 상당히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집단면역은 그 과정에서 희생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뉴욕=유재동 / 파리=김윤종 특파원
#코로나#팬데믹#봉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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