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독감 예방접종 중요시 안했던 美… “내달까지 성인 접종률 65% 목표”
英매체 “독감 유행때 코로나 증가”
국내서도 전 국민 접종 주장 이어져… 방역당국 “의료적으로는 과유불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 발생 가능성으로 인해 세계 각국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트윈데믹은 증상이 비슷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독감 백신 접종률에 큰 관심이 없던 선진국마저 가을로 접어들면서 일제히 접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0월까지 성인 독감 백신 접종률 65%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미국에서 독감 백신은 의료계 등을 제외하고는 의무가 아니다. 그러나 앞서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지난달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오는 이번 가을은 최악의 계절이 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독감 백신을 맞을 것을 강조했다. 독감 백신을 자발적으로 접종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립대는 학생 28만 명과 직원 23만 명에게 11월 1일까지 모두 백신을 맞도록 했다. 매사추세츠주 역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모든 학생의 독감 예방접종을 의무화했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독감이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독일 베를린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 연구소가 벨기에,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독감이 유행하는 동안 코로나19 환자가 최대 2.5배까지 증가했다. 연구팀은 “아직 두 바이러스의 연관성은 확실하지 않지만 독감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독감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이들을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난하며 75% 접종률을 목표치로 발표했다.
한국의 독감 백신 접종률 목표치는 57%다. 방역당국이 올해 확보한 물량은 총 2964만 회 접종분량이다. 독감 백신을 생산하는 데 5∼6개월이 걸리므로 나머지 국민들을 위해 추가 생산을 결정해도 이미 늦은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 전체가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추가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물량이 부족하면 코로나19 치사율이 높은 기저질환자를 위한 독감 백신이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 국민 접종의 효율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상식적으로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의료적으로는 과유불급”이라며 “과도하면 비효율을 낳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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