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이틀간 다시 늘어났다. 감소 추세 속의 일시적 증가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긴장이 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됐지만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될 정도로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좋지 않다. 세 자릿수 일일 확진자는 35일째 이어지고 있고, 매일 100명이 넘은 확진자가 15일 연속 쏟아지고 있다. 400명대까지 증가했던 일일 확진자가 100명대로 떨어졌지만, 두 자릿수에 진입하기엔 저항도 만만찮다.
확진자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것은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빠른데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지역사회 곳곳에 크게 누적된 까닭이다. 이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순식간에 가을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도권 거리두기 조정이 안심 메시지로 읽히면서 저녁 모임이 부쩍 늘고 있다. 가족 모임이 빈번할 추석 연휴도 앞두고 있어 방역당국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153명 확진 이틀째 반등세 “일시적 증가”라지만…언제든 확산 가능
17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40명 증가한 153명을 기록했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 추이는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188→189→158→152→108→120→144→141→161→118→99→98→91→105→145명’ 순이다. 이틀째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1일 116명 이후 닷새째 100명 미만에서 억제됐는데, 다시 100명대로 튀어 올랐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12일부터 17일까지 ‘86→60→81→71→81→121명’을 나타냈다.
방역당국은 최근의 확산 증가가 감소세로 가고 있는 상황 속 일시적 증가라는 설명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17일 백브리핑에서 “감소 추세라도 일시적 증가는 있을 수 있고 수도권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로 완화한 것이 3~4일밖에 지나지 않아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신규 확진자(해외유입 포함)은 35일째 세자릿수 확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지역발생만 보더라도 두자릿수로 떨어졌던 9월13일~15일 99→98→91명으로, 100명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아 언제든 다시 증가할 수 있다.
◇거리두기 2단계 준수해야…“추석 귀향·여행·소모임 자제해달라”
거리두기 조정이 국민들에게 긴장 완화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직은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 만큼 방역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 거리두기 2.5단계가 14일부터 2단계로 조정되자, 식당과 술집들은 다시 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었다. 막았던 둑이 터지듯 저녁 술자리와 모임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정 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일부 조정되고, 국민들께서 그걸 안심 메시지로 받아들여 사람 간의 접촉이 증가하면 다시 유행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도권은 물론이고 비수도권 전 지역이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내려졌다. 거리두기 2단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하지만, 지역사회 유행이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경우를 뜻한다.
아울러 최근 확산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상당수를 차지해 조용한 전파를 통한 감염이 있을 수 있다.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확진자 2013명 중 감염경로가 파악 안된 경우는 532명(26.4%)이다.
방역당국은 사람과 사람간 만남 자체만으로 코로나19 확산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사 자리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어려워 감염 우려가 크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 부모님·친지 방문을 자제하는 것 뿐 아니라 관광지를 찾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이후 한달도 안되는 기간동안 여행이나 모임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은 13개, 전국 14개 시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확진자가 총 311명에 달했다.
정 본부장은 “전국적 거리두기 2단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조심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명절 연휴 귀향과 여행을 자제해주시고, 소모임 등을 자제하는 등 전파의 연결고리를 끊는 방역기간으로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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