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하태경 ‘민변 안에 북변’ 표현, 명예훼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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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19일 08시 22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News1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News1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안에 북한을 변호하는 이들이 있다”고 주장한 글은 의견 표명으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법원이 재차 판단했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2부(부장판사 최호식 이종채 황정수)는 민변이 하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5년 3월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선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미국대사를 김기종씨가 흉기로 공격해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하 의원은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씨 변호사는 민변 소속인데 머릿속은 북변이다. 민주변호가 아니고 북한 변호라는 것” “민변 안에 북변인 분들 꽤 있다” 등의 글을 썼다.

하지만 당시 해당 변호사는 김씨의 변호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민변은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 2000만원을 배상하라며 하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하 의원이 해당 변호사를 김씨 변호인이라고 잘못 표현하긴 했지만, ‘북변’이란 표현으로 민변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 의원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하 의원 글로 보수단체 회원들이 민변 사무실 앞에서 규탄시위를 하는 등 실질적 손해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하 의원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특별한 사정 없이 ‘종북’이라 지칭되면 그 단체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객관적으로 침해된다”며 “민변의 법률지원 활동이 종북세력을 비호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북변’이란 용어가 ‘종북 변호사’를 뜻하는 것으로 사용됐는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종북’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 표현은 사실적시가 아닌 의견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표현이 사실적시임을 전제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다시 열린 항소심도 대법원의 판단을 따랐다. 재판부는 “하 의원이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한 것은 민변의 정치적 입장 등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의견의 표명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페이스북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함을 전제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변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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