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보게 해달라고 빌었다”…코로나도 못막은 경찰지망생의 꿈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19일 10시 40분


순경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진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양공업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 뉴스1
순경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진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양공업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 뉴스1
“순경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19일 오전, 2020년 2차 순경 채용 필기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중구 한양공고 앞. 경찰 지망생들의 눈빛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험이 계속 연기돼 집중하기 어려웠고 독서실까지 폐쇄돼 공부하기 힘든 환경이었다는 게 이들의 말이었다.

순경 채용 필기 시험은 이날 한양공고를 비롯한 전국 94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접수 인원은 5만여명에 달한다.

한양공고 앞에서 만난 김모씨(27)는 “‘최악’의 준비 기간을 보냈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너무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중간에 독서실이 폐쇄되고, 학원도 못 나가게 됐다”며 “꼭 붙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고 했다.

마스크를 쓰고 수험장으로 들어서던 이모씨(26)도 “코로나19 때문에 한번 일정이 바뀌면서 모든 게 꼬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시험을 봤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서 올해는 컨디션 관리를 더 잘해보려고 했다”면서도 “이번 시험을 준비할 시간도 짧았는데,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또 연기될까 봐 걱정돼 집중이 잘 안 됐다”고 하소연했다.

순경 공채 시험에 두 번째 응시한다는 유모씨(24)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면서 시험이 연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빌었다”며 “마음을 비우고 내년까지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차 시험이 연기되면서 이번 2차 순경 채용 필기시험 일정도 변경된 만큼 시험장에서는 방역을 철저히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한양공고 교문 앞에는 마스크를 쓴 교통경찰 2명과 플라스틱 보호장비까지 갖춘 경찰 한 명이 수험생들을 안내했다.

학교 내 건물 앞에서는 하늘색 방호복을 입은 인원 5~6명이 수험생들에게 문진표를 나눠주고, 체온을 측정했다. 특히 문진표 작성을 기다리는 줄에는 발 모양의 거리두기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이 거리가 지켜지지 않을 때마다 계속 주의를 줬다.

수험생들은 체온 측정과 문진표 제출을 마쳐야 시험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날 시험장에 있는 모든 인원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면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는 등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접수 인원 중 자가격리 대상자 3명은 거주지 인근 치안센터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으며, 코로나19 유증상자 14명은 별도로 마련된 예비시험실에서 시험을 보도록 조치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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