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강원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 희생자 3명에 대한 영결식에서 동료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있다. 춘천시 제공
“폭우와 댐 수문 앞에서도 목숨을 걸고 동료를 구하기 위해 의연히 돌진했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로 희생된 시청 소속 기간제 근로자 3명에 대한 영결식이 춘천시장(葬)으로 엄수됐다. 사고 후 숨진 채 발견된 A 씨(68)와 B 씨(56), 현재까지도 실종 상태인 C 씨(56)가 대상이다.
동료인 안동원 씨의 고별사가 진행되는 동안 영결식장은 금세 울음바다가 됐다. 특히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는 한없이 커졌다.
안 씨는 “우리가 기간제 근로자로서 하는 일은 단순할지 몰라도 모두가 책임감과 사명감, 자부심을 갖고 임했습니다. 세 분 모두 이승에서의 좋은 기억만 갖고 근심, 걱정 없이 하늘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합니다”라며 동료들을 배웅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조사를 통해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루한 장마와 때 없는 태풍이 지난 자리에 세 분의 영정을 모시고 말았습니다. 임들은 분명 의로운 희생입니다. 숭고한 살신이었습니다”며 애도했다.
실종자 C 씨의 가족은 고별사를 통해 “아버지의 평생에 걸친 희생과 헌신의 삶이 천국에선 복이 되어 빛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아끼고 사랑하신 것처럼 저희도 더 큰 그릇이 되어 세상을 담고 살펴가겠습니다”라고 울먹이며 말해 듣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희생자들은 지난달 6일 의암호에서 환경감시선을 타고 떠내려가는 인공수초섬 고박작업을 하다가 경찰 순찰정이 와이어에 걸려 전복되자 구조를 위해 접근했다가 전복되면서 급류에 휩쓸렸다. 당시 이 사고로 3척의 배가 전복돼 탑승자 8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춘천시는 이들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을 위해 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신분이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순직 처리가 쉽지 않지만 조례 제정을 통해 최대한의 예우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시는 시청에 이들을 기리는 나무를 심기로 했다. 사고 직후 구조된 기간제 근로자 2명에 대해서도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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