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담 콜센터 직원 60여명… 좁은 공간서 다닥다닥 근무
당국, 지난주 ‘위험정도 낮다’ 평가
강남 ‘대우디오빌’ 건물 14명… 관악 사우나 10명 등 집단감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부동산 관련 회사 직원 20여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강남구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강남구 역삼동 신도벤처타워 9층에 입주한 동훈산업개발과 관련해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 감염자가 나온 지 6일 만이다. 직원이 21명이고 나머지는 가족과 지인이다.
이 회사는 주로 부동산 개발 및 투자와 관련해 전화로 상담을 하는 콜센터다. 260m² 정도밖에 안 되는 좁은 사무실에는 60명이 넘는 상담원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일해 왔다. 업무의 특성상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도 않았다. 특히 대부분 50대 이상의 여성으로, 집에서 직접 도시락을 싸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감염에 쉽게 노출돼 있었다.
이 때문에 15일 첫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밀접 접촉자 간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주 건물 전체에 대한 감염 위험도 평가를 했지만 방역당국은 위험한 정도는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회사 직원들이 오전 7시 반에 출근하고 오후 4시 반에 퇴근해 다른 층 입주자들과 출퇴근 시간이 겹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해당 업체 직원들은 출퇴근할 때를 제외하고 엘리베이터도 거의 이용하지 않았고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점심시간에 다른 층 입주자들과 동선도 크게 겹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이 업체 전 직원 65명과 퇴직자 14명을 대상으로 2주 자가 격리 통보를 한 상태다.
병원, 직장, 설명회, 다중이용시설 등에서도 계속 확진자가 새로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우디오빌’ 건물 관련 확진자는 모두 14명이다. 같은 건물의 3, 9, 10, 12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확진자 사이 직접적 관련성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관악구 신림동의 사우나에서는 직원 7명, 손님 3명 등 10명이 확진됐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하면서 사우나가 재개방된 후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구로구 건축설명회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8명이다.
‘코호트 격리’ 중인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신요양시설인 박애원에서는 19일 3차 전수검사 결과 입소자 5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령별로는 50대 1명, 60대 3명, 70대 1명이다. 이들은 15일과 17일 진행된 1, 2차 전수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날 현장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5명 중 3명에게서 검사 당시 발열 증상이, 1명은 목 잠김과 기침 증상이 나타났으며 나머지 1명은 무증상 상태였다. 앞서 박애원에서는 직원과 사회복무요원, 입소자 등 이날 확진자까지 포함해 확진자는 24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접촉자 등에 대한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1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기아자동차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2명이 추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자는 모두 공장 직원으로, 현재까지 집계된 소하리공장 관련 확진자는 직원 11명, 가족 6명, 지인 1명 등 18명이다. 현재 기아차는 소하리1·2공장 및 엔진공장을 일시 폐쇄하고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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