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지원자가 1994학년도 수능이 도입된 이래 처음 5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반면 재수생 등 졸업생 비율은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능이 처음 도입된 1994학년도부터 계산하면 2004학년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수업이 파행을 겪은 고교 3학년 재학생의 약세 현상이 예상되면서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서도 졸업생 강세를 전망했다.
◇결시율 고려하면 12월3일 수능 땐 43만5000여명 응시 예상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1일 ‘2021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를 발표했다. 총 49만3433명이 수능 응시원서를 냈다. 지난해보다 응시원서를 낸 지원자가 5만5301명 감소했다.
수능 응시원서를 제출한 지원자가 5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11학년도 71만2227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수능 지원자는 2018학년도(59만3525명)에 처음 60만명대로 내려갔다. 60만명선이 무너진 후 3년 만에 40만명대로 줄었다.
원서만 접수하고 시험을 보지 않는 수험생을 고려하면 실제 수능 응시생은 43만~44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수능 결시율이 해마다 10~11%가량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54만8734명이 지원했지만 88.3%인 48만4737명만 응시해 역대 최고 결시율을 나타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 지원자 대비 실제 수능 응시자 인원을 감안하면 올해 수능 응시자는 43만5000명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학생 ‘수시 올인’ 감안하면 응시생 중 졸업생 30% 육박할 듯
학령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다. 올해 수능 응시원서 접수자 중 고3 재학생은 34만6673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7351명 감소했다. 졸업생 지원자는 13만3069명으로 전년보다 9202명 줄었다. 검정고시 출신자는 거꾸로 1만3691명으로 1252명 증가했다.
졸업생 비율은 증가해 올해 수능에서도 졸업생 강세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지원자 중 졸업생 비율은 27.0%로 지난해 25.9%보다 1.1%p 높아졌다. 검정고시생까지 합하면 29.8%에 달한다.
현 수능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수능 이래 졸업생 비율이 가장 높다. 수능이 처음 도입된 1994학년도부터 치면 2004년 27.3%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졸업생 비율은 2006학년도 26.8%에서 2014학년도 19.6%까지 내려갔다 2015학년도(20.5%)부터 해마다 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들이 수시에 올인하는 경향이 크고 수능 결시자까지 감안할 때 실제 수능 응시생 비율에서 재수생은 30%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수능에서는 재수생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수험생 감소 여파로 수시·정시 경쟁률·합격선 내려갈 듯
학생 수 감소와 수능 지원자 감소가 겹치면서 올해 수시·정시 경쟁률과 합격선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지원자는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4만6190명이 감소했었다. 올해까지 합하면 수능 지원자가 2년 동안 10만1491명 감소했다.
이영덕 소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지난해부터 고3 수험생 수가 대포기 감소하면서 졸업생이 줄었고, 올해 고3 수험생도 줄면서 수능 지원자가 대폭 감소했다“며 ”올해 수시와 정시에서는 경쟁률이 떨어지고 합격선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대표는 ”학생 수 감소로 6군데에 지원할 수 있는 수시에서 복수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추가 합격인원이 많아질 수 있다“며 ”수시 추가합격이 많이 발생하면 합격선이 낮아지고 수시 이월인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학생 수는 줄었는데 수시 이월인원이 늘어나면 정시에서도 세 군데 지원 대학 중 복수합격이 늘어나 정시 추가합격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이는 정시 합격선이 낮아지는 영향으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상대평가 마지막 해, ‘아랍어 로또’ 노리는 현상 여전
영역별 지원 현황을 보면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가형 지원자의 비율이 33.0%(15만5720명)로 지난해 32.1%(16만7467명)보다 0.9%p 늘었다. 문과생들이 선택하는 수학 나형 지원자는 31만6039명(67.0%)이다. 하지만 사회탐구(54.7%)와 과학탐구(44.1%) 지원자 비율은 지난해와 같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과학탐구 대비 수학 가형 선택자의 비율이 73.7%로, 최근 4년 중 가장 높다“며 ”2021학년도 수능부터 수학 가형과 나형의 공통범위가 1과목에서 2과목으로 확대되는 점과 수학 가형에서 ‘기하’의 수능 범위 배제로 인한 심리적 수월성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랍어 로또’를 기대하는 현상도 여전했다. 제2외국어·한문영역을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의 15.6%인 7만7174명이다. 올해도 지원자의 68.0%에 달하는 5만2443명이 ‘아랍어Ⅰ’을 선택했다. 두번째로 많은 ‘일본어Ⅰ’ 선택자는 10.8%에 불과했다.
상대평가 체제에서 아랍어는 조금만 공부해도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어 ‘로또’로 불린다. 지난해 수능에서 아랍어를 택한 수험생이 모든 문제(객관식)를 ‘1번’으로 선택하면 ‘4등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어 로또’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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