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머물면서 국내 남성들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출장 마사지’를 제공하겠다며 돈을 뜯어낸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제 발로 한국에 들어오다 덜미가 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범죄단체조직죄 등의 혐의로 32명을 검거해 자금관리를 맡은 윤모 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윤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출장 마사지 사이트를 운영하며 310명으로부터 약 43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35개의 출장 마사지 사이트를 개설해 고객을 모집했다. 마사지 예약금이나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입금하면 불법 마사지를 제공하겠다고 유혹했다. 하지만 이 사이트들은 처음부터 가짜였다.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들도 모두 인터넷에 떠도는 걸 짜깁기해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속아 돈을 입금한 남성들은 의외로 많았다. 게다가 환불을 요구했다가도 “예약금을 돌려받으려면 추가 입금이 필요하다”고 하면 돈을 더 보내기도 했다. “제대로 이름을 표기하지 않아 오류가 발생했다”거나 “띄어쓰기가 틀려 전산이 꼬였다”는 억지 주장을 펴도 먹혔다고 한다. 한 피해자는 256회에 걸쳐 4억3000만 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금액이 커질수록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판단이 흐려져 더 시키는 대로 끌려 다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당은 이렇게 가로챈 돈을 대포통장과 중국 환전상 등을 통해 세탁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지난해 11월 첫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약 3개월간 추적한 끝에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하지만 중국에 머물고 있어 검거가 어려웠던 일당은 현지에서 코로나19가 거세지자 스스로 국내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2월부터 순차적으로 조직원 32명을 검거했고, 나머지 조직원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일당의 차명 부동산과 현금 등 범죄수익금 12억여 원을 10일 추징보전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 날 이를 받아들였다. 추정보전이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 빼돌리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일반적인 온라인 거래에서도 입금자명이 틀렸다는 핑계를 대고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경우엔 곱다로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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