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면 다시는 운전업에 종사하지 않고 반성하며 살겠다”
교통사고가 난 구급차를 가로막아 이송 중인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택시기사가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2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 최 모 씨(31)에게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앞서 최 씨는 지난 6월 8일 서울 강동구 고덕역 인근의 한 도로에서 사설 구급차와 일부러 접촉사고를 낸 뒤 10여분 동안 차를 가로막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환자는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해 상태가 악화됐고, 끝내 숨졌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은 최초 조사 당시 ‘환자를 먼저 119로 후송했다’는 등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조사가 계속되자 자백했다. 법정에 와서도 일부 범행에 본인의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피고인에게는 폭력전과 11회도 있다. 기소되지 않았지만, 환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고, 유족들도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2017년 최 씨가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낸 전력을 거론하며 “당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더라면 이번 사건과 같은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양보하지 않고 사고를 일으키고 보험금을 불법 탈취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사망한 환자 유가족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사회에 나가면 다시는 운전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고, 최 씨는 이날 변론하는 동안 울먹이기도 했다.
이후 최 씨 측 변호인은 “올해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사실과 다르게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며 “환자 사망을 안타까워하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최 씨 측은 지난 2017년 사설 구급차를 고의로 들이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이 당시 보험사기 혐의는 부인했다.
당시 최 씨는 “구급차에 응급환자도 없는데 사이렌을 켰다. 50만 원을 주지 않으면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넣겠다”고 구급차 기사를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17년 사고에서는 보험청구나 수사기관 조사 없이 사고를 마무리하자는 취지로 얘기했고, 실제로는 청구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부인했던 것”이라며 “반성이 없거나 의도적으로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씨는 이 외에도 지난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큰 상해가 아님에도 보험사들로부터 17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취득했으며, 피해 운전자들로부터도 370여만 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의 선고 공판은 내달 21일에 열린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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