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국내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확산과 소강을 반복하며 어느새 코로나19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급기야 ‘코로나 우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감염에 대한 공포다. 바이러스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감염되지 않았을까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의심되는 증상들이 보도되면서 완치된 확진환자들 역시 건강에 대한 염려를 많이 호소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염려가 깊을수록 자신의 몸 상태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자연스러운 신체 감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가 심화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따라서 가급적 바이러스에 대해 의식하지 않도록 감염 관련 뉴스나 정보를 가급적 멀리하고 신체의 긴장을 이완해 몸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확진됨으로써 받게 될 사회적인 주목 역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감염됐을 경우 직장과 학교 등 주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각종 억측과 소문에 시달릴 것을 염려한다. 맹목적인 공격은 억울함과 두려움을 낳고 바이러스보다 적의를 무서워하며 마음의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다. 만약 내가 감염됐을 때 동료와 지인들로부터 비난이 아니라 위로와 응원을 받는다면 어떨까. 실제 코로나19로부터 심신이 회복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주변의 따뜻한 배려를 받았다는 것이다. 가족들의 극진한 보살핌, 동료들의 응원,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이웃들의 격려가 무너진 이들의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사다리가 됐다.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앞날은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확진자와 격리자를 나와 구분하며 낯선 사람을 멀리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과도하고 비효율적인 불안은 그나마 남은 에너지를 고갈시켜 지치고 우울하며 때로는 분노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조절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방역 지침을 실행하되 최대한 안전한 활동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또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 보자. 평상시 미처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보고 자신을 가꾸고 돌보는 활동, 새로운 취미, 온라인 학습 등을 통해 무력감에서 벗어나자.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을 용기 있는 행동으로 여기고 확진자에게 사회적, 정서적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 사회와 나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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