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수사를 위해 하나은행 본점을 압수수색 중이다. 지난 6월에 이은 두 번째 하나은행 압수수색이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중구에 있는 하나은행 본점을 찾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한 것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선 압수수색이 옵티머스 사태 전반에 관한 자료 확보를 위해 진행됐다면, 이번 압수수색은 하나은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검찰은 하나은행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수탁업무를 수행했던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수탁부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모집한 투자금을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측은 지난달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비공개로 개최한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이하 사모펀드 특위) 현안보고’에서 “수탁을 맡을 당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자체를 몰랐다는 취지다.
하지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신탁계약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을 주된 투자대상자산으로 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강 의원은 “하나은행이 자본시장법 244조가 수탁사의 의무로 명시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하나은행이 일부 펀드의 신탁계약서에 투자대상자산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됐는데도 옵티머스와 공모해 사모사채를 매수했는지 등을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검토한 뒤 하나은행 관계자 등을 불러 옵티머스 펀드 사기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는 지난달 17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26호’에 대해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NH투자증권은 이틀 뒤 옵티머스자산운용 임직원 등을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같은 날 현장검사에 착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수사의뢰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6월24일과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 하나은행 등 18개 장소를 압수수색했다. 이후 51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 잔액 대부분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곳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금융감독원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7월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김모씨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지난달에는 스킨앤스킨 총괄고문 유모씨를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김씨가 연루된 사기 피해 투자금은 총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 등이 펀드 사기를 기획하게 된 경위와 편취한 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 설계 초기인 2017~2018년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이 약 748억원을 투자했다가 회수한 과정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전파진흥원에 로비를 벌였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파진흥원의 자금이 투입된 경위나, 해당 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등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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