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거부’ 의대생들 “시험 보겠다”…정부 “형평성 문제 있어” 불허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24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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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개 의대·의전원 4학년 대표들 공동 성명
의대생들 "국시 응시…노력하는 정부 모습 기대"
복지부 "응시 표명만으로 국시 기회 부여 어려워"
"다른 국가시험과 형평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의사 국가시험(국시)를 거부했던 의대생들이 뒤늦게 응시 의사를 밝혔지만 정부는 추가 응시기회를 부여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국시 실기시험이 진행 중인 데다 모든 국가시험 중 의사 시험만 추가 응시 기회를 주는 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정부의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고 의대생 국시 응시 표명만으로 추가적인 국시 기회 부여가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 국시의 추가적인 기회 부여는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와 이에 따른 국민적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의사 국가시험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국시 응시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건강한 의료 환경 정립에 있어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우리나라의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국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국시 응시 의사 표명 여부를 두고 찬반 투표를 실시, ‘국시 응시 의사 표명’ 찬성이 과반일 경우 응시 의사를 표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들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과 함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의료 육성 등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철회를 주장하며 9월1일로 예정됐던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이에 정부는 의대생 피해 최소화를 위해 국시 실기시험 일정을 1주일 뒤인 9월8일로 연기했다. 이어 의협 등 의사단체와 4대 보건의료정책 원점 재논의, 의·정 협의체 구성, 집단 휴진 중단 등을 골자로 협의가 지난 4일 이뤄지자 재접수 기한을 4일에서 6일로 연장하고 시험 기간도 기존 11월10일까지에서 20일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두차례 연기에도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는 이어졌다. 첫날인 8일에는 응시생이 6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의대생들은 재접수 기한 연장 이후 18일이 지나서야 응시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의대생들이 이처럼 응시 의사를 뒤집은 가운데 정부는 올바른 결정이라면서도 성명서만으로 국가시험 일정을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미 2차례나 시험 일정을 연기한 상황에서 의대생들에게만 추가 시험 응시 기회를 주는 건 다른 국가시험 응시생들과의 형평성에 문제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시험 일정 변경을 위해선 국민들의 합의도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의대생들은 응시 의사를 밝히면서도 환자 혼란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뜻은 밝히지 않은 반면, 의대생들의 국시 구제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57만명 넘게 동의(오후 4시 기준 57만1995명)한 상황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뉴시스와 전화 통화에서 “국시를 보겠다고 한 의사 표시는 올바른 결정이지만 성명서만 나온 상황에서 정부가 달라진 입장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정부의 기존 입장이 달라진 상황은 아니고 종합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대생들은 그동안 응시기회를 2번이나 연장했는데 거부한 상황”이라며 “이미 실기시험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추가 시험 등이 가능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60만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국민청원으로 ‘기회를 주면 안 된다’고 하고 있고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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