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군 토성면 해변에서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너울성 파도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탓에 ‘침묵의 습격자’로 불린다.
너울성 파도는 넓은 바다에서 바람에 의해 시작된 작은 파도가 다른 파도와 반동을 함께 하면서 세력이 점점 커져 한꺼번에 솟구치는 현상을 뜻한다. 바람을 동반하는 일반 파도와 달리 바람이 없어도 발생하고 사람들 눈에 쉽게 띄지도 않는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방파제와 해안을 덮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해경은 너울성 파도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려면 풍랑특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풍랑특보 발효 시 방파제나 갯바위 주변, 해안도로는 높은 파도가 덮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풍랑특보가 해제되더라도 너울성 파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바다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28일에도 고성을 비롯한 동해 중부 앞바다에는 오전 11시를 기해 풍랑주의보가 해제됐지만 해안가 곳곳에서 너울성 파도가 목격됐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해변에서는 4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 2016년 9월 초등생 형제가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가 10세이던 형이 숨지고 8세인 동생은 구조됐다. 이달 3일 강원 삼척시 임원항에서는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약 8m 높이의 너울성 파도가 덮쳐 주차장 아스팔트를 깨뜨리는 등 큰 위력을 과시했다.
김규한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에서 국지적인 폭풍우 등 저기압이 발생해 생기는 큰 물결로 일반 파도에 비해 주기가 매우 길다”면서 “날씨가 화창해 전혀 예견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갑자기 몰려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너울성 파도는 봄·가을철에 자주 발생하며 특히 동해안에서 주로 생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너울성 파도 중 약 90%는 동해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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