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노출’ 의심 독감백신 1362명 접종…“중단에도 179명 맞아”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30일 19시 40분


"인천 요양병원, 25일 관련 백신 122명에 접종"
"해당 물량 유통과정서 2~8도 적정온도 유지"
"접종후 사망자 3명 사인은 백신과 무관 판단"

운송 중 상온 노출 의심 신고가 접수돼 사용이 중단된 정부 조달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자가 하루 사이 489명 늘어난 1362명으로 확인됐다. 국가 예방 접종 사업 전 868건, 중단 고지 당일 315건 등 87%가 집중됐다.

조사 과정에서 인천 지역의 한 요양병원에서 사업이 중단된 지 3일이 지난 25일 122명에게 정부 조달 물량을 접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중 80~90대 3명이 숨졌는데 전문가 자문 결과 백신 접종보다 지병 악화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30일 질병관리청(질병청)이 배포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업 관련 서면 답변에 따르면 현재 조사 중인 정부 조달 물량 접종 건수는 28일 기준 15개 지역에서 1362건이다. 이는 전날 28일까지 확인했던 14개 지역 873건에서 1개 지역 489건이 늘어난 숫자다.

지역별로 보면 전북이 326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225건, 인천 213건, 경북 148건, 부산 109건, 충남 74건, 서울 70건, 세종 51건, 대구 46건, 광주 40건, 전남 31건, 대전 10건, 경남 10건, 제주 8건, 충북 1건 등이다.

접종 시기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업 시작 전인 21일 이전이 868건으로 63.7%였고 애초 사업 예정일이자 보건당국이 상온 노출 의심 신고를 접수해 사업 중단을 고지한 22일이 315건으로 23.1%였다. 86.8%인 1183건이 집중됐다.

문제는 사업 중단 사실을 고지하고 이런 사실이 알려진 22일 이후에도 정부 조달 물량을 사용한 의료기관 등이 있다는 점이다.

23일 9건, 24일 8건에 이어 25일 128건, 26일 26건, 28일 8건 등 179건이 확인됐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조사 과정 중 인천 지역 요양병원에서 25일 입원환자 233명 중 122명에게 정부 조달 물량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힌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해당 병원에 공급된 백신은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신성약품의 컨소시엄 참여 업체인 디엘팜이 공급한 별도 물량으로 현재 백신 보관 적정 온도인 2~8도를 유지했는지 조사한 결과 백신 입·출고와 운송 등 전 과정에서 적정 온도가 유지됐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백신을 접종한 122명 중 3명이 사망(26일 86세 여성, 28일 88세 여성, 29일 91세 여성)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백신 접종보다는 지병(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 사례로 판단된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30일까지 보고된 이상 반응 사례와 함께 해당 사망사례에 대해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연관성보다는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으로 판단된다고 검토했다”며 “해당 기관에서 접종한 다른 환자들에게서는 이상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요양병원의 지난 2년간 사망 기록에 따르면 월평균 11~13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지금까지 정부 조달 물량 백신 접종 이후 신고된 이상 반응 사례는 총 4건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첫번째 접종 부위 통증을 호소했던 사례는 증상이 호전됐다”며 “추가된 사례들은 접종 후 발열 1건, 오한·근육통 1건, 접종부위 멍이 들었음 1건으로 총 3건”이라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출하 승인을 받은 백신은 25일 기준으로 190로트(동일 공정 조건 생산을 뜻하는 제도 단위 번호) 2825만 도즈(1회 접종분)다. 이 가운데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신성약품을 통해선 정부 조달 물량 51로트가 공급됐다.

질병청은 22일부터 시작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업 물량 중 만 13~18세 대상 물량 가운데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며 예방 접종 하루 전에 사용을 중단했기 때문에 관련 백신 접종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가 예방 접종 전 일부 의료기관 등에서 정부 조달 물량을 유료 예방 접종자 등에게 접종한 사실이 확인되고 예방 접종 중단 안내 이후에도 해당 물량이 사용되면서 정부 조달 물량 접종자는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 조달 물량을 접종한 의료기관은 총 139곳이다. 전북이 31곳으로 가장 많고 대구 21곳, 경기 20곳, 부산·충남·경북 각 11곳, 서울 8곳, 인천·광주·대전 각 5곳, 경남 4곳, 제주 3곳, 전남 2곳, 세종·충북 각 1곳 등이다.

질병청은 정부 조달 물량 예방접종 물량을 사용한 국가 예방 접종 사업 위탁 의료기관과 관련해 “의료기관과의 위탁계약 해지 및 후속 조치는 지자체에서 해당 사례에 대해 상세조사 후 검토해 조치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추가 파악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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