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9일 414번째 사망자 확인…한달간 90명
입원 준비 중 2명 숨지고 확진 하루 이내 5명
"8월 유행 이후 고령환자 30~40% 다수 차지"
전문가 "조기 발견 위해 검사 건수 더 늘려야"
"병상자원 비효율 막아야…고위험군 집중 필요"
9월 들어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청도대남병원 등에서 환자가 다수 발생했던 3월 다음으로 많은 90명 발생했다. 8월 유행이 60대 이상 고령 환자가 많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가 없어 방역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8월 이후 사망 사례를 보면 입원 준비 과정에서 2명, 입원 당일이나 하루 안에 5명이 숨졌으며 사망 후 확진된 사례도 4명 확인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치명률을 낮게 억제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기 치료를 위한 검사 확대와 함께 의료체계가 중증환자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자원 활용 방안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30일까지 확인된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414명이다. 0시 기준 413명 이후 서울에서 414번째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지난달 2일부터 29일까지 확인(환자·사망자 발생시 다음날 통계에 반영)된 사망자는 90명이다.
월별로 보고된 사망자 수를 보면 3월이 148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9월이다. 3월은 청도대남병원을 비롯해 대구·경북 지역 요양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보고되는 등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 밀집 시설에서 확진 환자가 급증했던 시기다.
2~3월 유행 이후 시차를 두고 사망자가 발생한 4월이 83명이었으며 5월과 8월이 각각 23명, 7월 19명, 2월 17명, 6월 11명 등이다.
정부는 9월 들어 사망자가 급증한 이유를 60대 이상 고령 환자 증가에서 찾고 있다. 고령자는 면역력이 낮고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매 등 코로나19 감염시 위험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감염에 취약하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망자 발생 원인과 관련해 “코로나19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단일 요인이 연령”이라며 “연령이 높으면 높을수록 사망자 수가 많게 되는 비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8월 중순 이후로 수도권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확진자들의 가장 큰 특성이 60세 이상의 고연령층이 많다는 것”이라며 “2~3월 대구·경북, 5월 수도권 상황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8월 이후 신고된 확진자 9476명 중 60대 이상 고령 환자는 60대 1924명, 70대 958명, 80세 이상 373명 등 3255명으로 이 기간 전체 확진자의 34.3%다. 5월 이태원 클럽 등을 중심으로 한 유행 당시 729명 중 92명(60대 62명, 70대 18명, 80세 이상 12명)으로 12.6%였던 것과 비교하면 환자 수는 35.4배, 비중은 2.7배 많다.
최근 사망자 증가는 유행이 결국 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 시설에서의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방대본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집계한 8월 이후 확진자 중 사망자는 100명이다. 이 가운데 27명의 감염 경로 추정 요인이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 등이다. 요양시설 및 의료기관 집단감염의 직접적인 확진자가 17명이었고 다른 집단감염 추가 전파로 인한 요양시설 및 의료기관 사망자가 10명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에는 17명, 8월15일 서울 도심 집회 관련은 5명 등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선 조기에 환자를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게 최선이라고 진단한다.
8월 이후 9월30일까지 방대본이 발송한 사망자 안내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8월20일, 서울에서 8월27일 1명씩 2명이 이송 절차 준비과정 중 사망했다. 확진 이후 1일 이내에 사망한 환자는 경기 2명과 부산 1명, 충남 1명, 경북 1명 등 5명으로 확인됐다.
사망 이후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사례도 서울 1명과 경기 3명 등 4명이 보고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특효 항바이러스제가 없는데도 전세계 치명률인 3.3%인 데 반해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1.7%대(9월30일 0시 기준 1.73%)로 절반 수준”이라며 “의료 시스템 문턱이 낮고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집단감염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등 2~3월 대구·경북 때보다 상황이 심각한데 반해 검사 건수는 여전히 적게는 5000건에서 많게는 2만건 수준”이라며 “증상이 있거나 코로나19 노출자, 의사 판단 사례 등에 대해서만 진단 검사를 (무료로) 하게 돼 있는 진단 검사 시스템으로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선 의료대응체계를 중환자 중심으로 미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중증 위험이 낮은 15~59세 환자는 중증도 평가에 따라 병상보다 생활치료센터 등에 입소토록 병상 배정 원칙을 강화해 의료진과 병상 등 의료자원이 고위험 환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은 지난달 29일 “고령자의 감염에 각별한 주의와 함께 무증상, 경증 저연령층 환자의 지나친 불안과 입원 요구, 이로 인한 병상자원의 비효율적 운용을 막아야 의료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확진자의 단기 폭증의 규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가 아니라 자가격리 및 치료도 가능케 됨을 인지하고 지나친 불안 없이 고위험군에 의료자원이 효과적으로 집중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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