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미끼로 5억 뜯어낸 40대 유부남 의류사 대표,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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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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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있는데도 피해자와 결혼할 것처럼 행세하면서 약 5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5)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의류 제조 회사 대표이던 김씨는 2011년 4월 브랜드 런칭 파티에서 만난 피해자 A씨에게 접근해 미혼인 것처럼 행세해 A씨의 주거지에서 함께 생활하는 등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김씨는 같은해 7월 마치 A씨와 결혼할 것처럼 행동하면서 “원단을 구매하기 위한 돈이 필요하다. 1개월 안에 틀림없이 갚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당시 법률상 배우자가 있어 A씨와 혼인할 수 없었고,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었다. 회사에서도 수익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 A씨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김씨는 A씨를 속여 약 8개월 동안 총 10회에 걸쳐 5억33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건 사실이지만 A씨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투자금으로 받거나 증여받은 것”이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므로 기망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김씨가 회사 운영에 급하게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주면 곧 갚겠다는 말을 믿고 돈을 빌려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힘들게 돈을 마련한 점, 김씨가 개별 용도를 설명하면서 각 금원을 받았던 점, 김씨가 개인적으로 내야 할 벌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부분도 있어 투자와는 전혀 무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차용금’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과거 형사사건에서 유리한 양형자료를 만들기 위해 사실상 허위로 혼인신고를 했을 뿐 실제로는 미혼이나 다름없었다는 김씨의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는 법률상 배우자를 회사 대표자로 해두고 장기간 가족관계등록을 유지해오다가 이 사건에서 실체 없는 혼인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A씨로서는 김씨의 혼인사실을 알았다면 투자금이든 차용금이든간에 돈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이번 범행 이전에도 사기 범죄로 3회의 벌금형, 1회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자숙하지 않고 또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을뿐 아니라 범행 이후 약 8년이 지난 현재까지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지만 실형 선고와 함께 보석 청구는 기각당했다. 판결에 불복한 김씨는 항소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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