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고시텔’의 증발자들은 분명 사회를 떠났지만, 사회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언젠가 때가 되면 돌아갈 수도 있겠죠’라는 막연한 계획도 갖고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이 속했던 사회로는 돌아가지 않더라도, 다른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품고 있다.
증발자들에게 ‘사회로 복귀해 재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어쩌면 이들에 대한 폭력일 수 있다. 저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들이 택한 단절은 이들에게 현재로서 최선의 안식이다. 각자의 아픔을 품은 이들이 존재의 터전을 ‘미래고시텔’로 옮겨 몸을 기댈 뿐이다.
전국에 다른 이름의 미래고시텔은 수두룩하다. 도심 한복판에서, 당신이 무심코 걸어 지나가는 길 옆에서 증발자들은 우리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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