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사례 7건중 2건 최종 확인
11, 12세 남자아이… 완치후 퇴원
美서는 5월 이후 19명 사망
의료계 “코로나 합병증 하나인듯”
국내에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의 발생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일명 ‘어린이 괴질’로도 불리는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7명 신고됐는데 역학조사와 검사, 전문가 회의 결과를 거쳐 2명이 부합하는 걸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2명은 각각 11세, 12세 남자아이로 지금은 모두 증상이 나아져 퇴원한 상태다.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는 세계적으로 생후 3개월에서 20세 사이에서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만 올해 5월 이후 935명이 보고돼 이 중 19명이 사망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각각 2명과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발열과 발진, 최소 2곳 이상의 기관에 염증 침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 합병증의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첫 사례로 판정받은 11세 남아는 코로나19 항체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 아이는 발열과 복통 등으로 올 4월 29일부터 5월 11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는데 당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 받은 코로나19 항체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걸리기보다는 회복된 뒤 2∼4주가 지나서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 때문에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감염 후 만들어진 항체 양성으로 진단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는 △소아·청소년에게서 38도 이상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 △2개 이상 장기에 염증 침범 △염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병원체 미확인 △코로나19 진단검사나 항체검사 양성 또는 코로나19에 노출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분류한다. 염증이 침범하는 장기는 주로 위장이나 심장 등이다. 두 번째 사례인 12세 남아는 8월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김모 씨(39·여)는 “코로나19에 걸린 아이들 중 어떤 경우에 다기관염증증후군까지 가는지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의심 사례로 신고된 나머지 5명의 경우엔 심한 염증과 패혈증 증상 등이 있었지만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판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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