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SK네트웍스 발행수표, 최신원측에 흘러간 단서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7일 03시 00분


SK네트웍스 등 10곳 압수수색… SKC본사-최회장 주거지도 포함
지난달 반부패수사부에 재배당된 ‘200억대 비자금 의혹’ 본격 수사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68)의 200억 원대 횡령 및 법인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6일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는 이날 서울 중구의 SK네트웍스, SK매직, SK텔레시스 본사와 종로구의 SKC 사무실 등 10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최 회장과 관련 있거나 지분을 가진 계열사 등이다. 최 회장 주거지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라와 워커힐호텔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SK네트웍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그동안 계좌추적 등 내사를 진행해왔다. SK네트웍스가 발행한 수표 일부가 최 회장 측에 흘러간 단서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2대 주주로 지분 0.83%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해외를 오간 시점에 법인자금 상당액이 국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경영을 이끌기 시작한 2016년부터 중국 브라질 동남아시아 등을 방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횡령, 배임 외에 국외재산도피 혐의도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계좌추적은 6개월 뒤 당사자에게 통지되기 때문에 최 회장 측도 관련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 SKC와 SKC 자회사인 SK텔레시스가 포함된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대표를 맡기 전 2015년까지 SKC 대표를 지냈다. 최 회장은 2015년 SK텔레시스에 통신장비 등을 납품하던 ANTS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가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본격 시행되자 지분 전량을 사위 등에게 매각했다. 최 회장이 SK네트웍스로 자리를 옮긴 뒤 인수한 SK매직도 압수수색 당했다. 최 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압수수색에 협조했고 나머지 사안은 수사 진행 중이라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계좌추적 등을 진행하다 지난달 검찰 인사이동 이후 기업범죄 수사 등을 전담하는 반부패수사1부에 재배당됐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이후 반부패수사부가 대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첫 특별수사다. 올해 초부터 자료 분석을 맡아온 김민형 공정거래조사부장과 사건을 넘겨받은 전준철 반부패수사1부장은 2010년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의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함께 일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배석준 기자
#최신원#sk네트웍스#횡령#법인자금#검찰#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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