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접 北 사리원·해주·함흥 확진자 발생 추정”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8일 18시 00분


남성욱 원장, 노동신문 기반 코로나19 확산실태 분석
"北, 중국과 인접해 중국 코로나19 트렌드 따라가"
"코로나19 보도량, 사스 당시보다 10배 이상 늘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며 청정지역을 주장해온 것과 달리 중국과 인접한 사리원, 해주, 함흥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8일 고려대의료원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북한 코로나19 확산실태와 창의적 남북 보건의료협력 세미나’에서 “북한이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노동신문을 통해 보면 평안북도 신의주, 황해북도 사리원, 황해도 해주, 함경남도 함흥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국제적으로 이를 차단하고 봉쇄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북한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는 물론 사망자도 없다’며 ‘코로나 청정지역’이라고 주장해온 것과 정면 배치된다.

남 교수는 “코로나19 청정 국가는 주로 남태평양 국가들인데, (북한은)평양이 이들 국가에 버금간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노동신문을 기반으로 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으로 공개해야 하는 코로나19 감염 의심자, 격리자, 격리해제자 숫자를 단서로 추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3월에 방역사업이 116회 이뤄졌다고 했고, 사리원은 33회 언급돼 이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해주를 비롯해 인근 지역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남 교수는 “5월에는 평안북도를 언급하는 횟수가 많아졌다”면서 “중국과 인접한 평안북도에도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6월에도 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북한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은 “중국과 트렌드를 같이하고 있다”는 게 남 교수의 설명이다. 남 교수는 “중국의 1~2월 동북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코로나19 확진자 수 통계를 보면 성별로 500~700명 정도씩 확진자가 나왔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북한은 1월30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했고, 핵심인 보건성에 특이하게 국가품질감독위원회가 들어갔다”며 “2월달 들어 방역을 본격적으로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허술한 방역 실태도 언급됐다. 남 교수는 “북한이 국경지대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10곳을 확인해보니 코로나 검사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인민들에게 격리의 필요성을 굉장히 강조하지만, 정치행사 때는 이런 원칙이 전혀없다”며 “7월27일 전승절 행사 때도 춤을 추고 불꽃놀이를 하는데 현장에서 마스크를 잘 안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열악한 의료시스템도 공개됐다. 남 교수는 “병원에 갔을 때 치료가 안된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특히 전염병의 경우 대책이 서질 않는다. 전염병에 안 걸리는 것 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2월 중 바이러스 진단 장비를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기가 2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여서 과연 이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의 부실한 무상의료시스템도 언급됐다. 남 교수는 “의사들은 평양에서 투잡을 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장마당(시장)에선 감기, 기침, 소염제, 소독약 등의 가격이 연초 대비 7배 가량 올랐다”고 북한의 실상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날 좌장을 맡은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북한이 국가적인 투자 없이 무상의료시스템을 유지하다보니 의료서비스의 질이 하향 평준화될 수 밖에 없다”고 정리했다.

한편, 노동신문의 코로나19 관련 보도량은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남 교수는 “사스 발생 당시 보도량은 100건이 채 되지 않는데, 코로나19 보도량은 최초 보도한 1월22일부터 8개월여 간 1500건(9월 말 기준)에 달했다”며 “(북한이)사스 발생 당시에 비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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