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군의 인구는 점차 줄어 3만 명(지난달 말 기준 3만797명) 선이 위협받는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규모에 비례하는 의료서비스는 크게 나아졌다. 계약재배에 의한 농산물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11일 “청양은 소멸할 가능성(지방소멸 위험지수 조사)이 아주 높은 지역에 속해왔다”며 “하지만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먹거리 종합계획, 새로운 공동체 만들기 등 3대 정책이 결실을 거두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2015년 충남도에서 국장으로 퇴직하기까지 기획통과 농정통으로 불렸던 김 군수가 과연 방향을 바꿔 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보건의료 상황 좋아졌나? 2014년 한 군의원이 산부인과 전문의가 군내에 한 명도 없다고 군정을 비판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얼마 전 길에서 만난 어르신이 고맙다며 손을 덥석 잡았다. 속이 불편해 소화제만 먹다가 의료원에서 복막염 진단을 받고 곧바로 수술해 위험을 넘겼다는 것이었다. 의료원에 내과와 산부인과 등 5개 진료과목의 전문의가 있어 가능했다. 군 단위에서는 드물게 컴퓨터단층촬영(CT)도 가능하다. 지난달에는 5대 암 진단 설비를 갖춰 ‘암 검진 불가지역’ 오명에서 벗어났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하면 큰 적자를 감수해야 하지 않나.
“그렇지 않다. 선순환 궤도를 타기 시작했다. 환자가 50%가량 늘어 경영적으로도 안정을 찾아간다.”
―‘우리 마을 주치의제’란 뭔가.
“농촌 어르신들이 고령인 데다 만성질환에 시달려 지난해 5월 ‘우리 마을 주치의제’를 도입했다. 매달 3번 이상 공중보건의와 간호사가 의료 접근성이 나쁜 10개 마을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각종 질환 검사와 관리를 한다. 요가, 건강체조 등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의료원에 치매안심센터를 설립해 노인 치매 관리를 시작했고 틀니 세척방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대전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냈다.
“유성구 학하동에 청양군 농축산물 직거래 매장을 열었다. 2018년 9월 수립한 ‘청양 푸드 플랜’의 하나다. 매일아침 청양의 200여 농가에서 생산된 싱싱한 과일과 채소들이 도시민을 찾아간다. 하루 매출이 20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 570개 농가의 농산물이 대전과 서울(쌀)에 공급되고 군내 로컬푸드매장과 학교 및 행정기관 급식에 사용된다.”
―농가소득도 높아졌나.
“계약 재배 농가의 월평균 소득은 150만 원 안팎이다. 우리 푸드플랜은 농식품부의 올해 로컬푸드 지수 평가에서 전국 159개 지자체 중 상위 13개 그룹에 올랐다. 2023년까지 계약재배 농가를 1000곳까지 늘려 농가 경영 안정을 꾀하겠다.”
―고령자 주택이 정부의 롤모델로 주목받는다는데….
“청양읍내에 고령자 복지주택 120채를 지을 예정인데 주택과 더불어 의사와 간호사를 배치하고 체력단련실과 동아리 공간, 카페도 둔다. 여기에다 군의 노인 및 장애인 관련 부서를 입주시켜 삶과 여가, 행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게 한다. 보건복지부가 이를 전국 지자체에 노인 및 장애인 정책 롤모델로 보급할 계획이다.”
―군세가 준다.
“군정 3대 정책이 모두 정부 관련 부처의 주목을 받는데 자부심과 가능성을 발견한다. 살기 좋은 고장이 되면 억지로 인구를 늘리지 않아도 경쟁력 있는 고장으로 거듭날 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