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범한 경남도립극단(감독 박장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한글날 무대에 올린 창단공연 ‘연극 토지Ⅰ’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진주의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이 공연에는 경남도민뿐 아니라 먼 곳에서 온 관객도 적지 않았다. 경북 포항에서 남편과 함께 다녀간 50대 주부는 “가을에 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칭찬했다. “스케일 큰 연극을 모처럼 지역에서 볼 기회였는데 전체적으로 좀 과한 느낌이 있어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연극 토지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土地)’를 각색한 것으로 연극으로는 첫 시도다. 대본은 김민정 작가가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출연진과 제작진 등 연인원 60여 명이 참가한 대작. 경남연극제 연기대상에 빛나는 김수현, 김현수, 박승규, 이은경을 비롯해 신인 연기상을 받은 손상호, 한재호 등 쟁쟁한 배우들이 무대에 섰다.
전체적인 스케일이 크고 음악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연기도 수준급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2회 공연(오후 6시)을 관람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실력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런 극단이 진작 있어야 했다. 어려운 여건에서 훌륭한 연극을 만들어 준 박 감독과 모든 제작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1시 1회 공연에 이어 두 차례 무대에 올려졌다.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1528석이지만 극단 측은 코로나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 차원에서 회당 400명씩만 입장시켰다. 극단은 23일 통영시민문화회관, 31일 창원3·15아트센터에서 한 번 더 토지를 무대에 올린다. 내년엔 주인공 서희가 하동을 떠나 간도에서 생활하는 장면부터 시작하는 ‘연극 토지Ⅱ’를 만들 예정이다. 박 감독은 “연극 토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도민들의 응원, 배우와 제작진의 노력으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작품을 선보여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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