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행 중인 학교 밀집도 원칙이 19일부터 완화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상관없이 전국 초중고교에 대해 전교생의 3분의 2 원칙이 적용된다. 초등학교 저학년(1, 2학년)은 학교 가는 날이 늘어날 수 있다. 정부의 결정은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한 학력 저하 우려 탓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방역 조치를 지키며 지역과 학교 상황에 따른 조정을 가능토록 해 사실상 ‘전면 등교’의 길을 열었다.
○ 비수도권에선 ‘전면 등교’도 가능
교육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석연휴 특별방역기간 이후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거리 두기를 사실상 1단계로 완화한 것에 맞춰 학교 방역 수준을 조정했다. 단,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 유예기간을 두고 19일부터 이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교육부는 기존의 ‘거리 두기 단계별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일부 조정했다. 기존에는 1단계에서 ‘밀집도 3분의 2’, 2단계 ‘밀집도 3분의 1’을 적용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역이나 학교에 특별한 위험이 없다면 밀집도 기준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비수도권 중에서는 수도권에 비해 융통성 있는 조치가 가능하다. 지역에 따라선 코로나19 발생 이전처럼 전교생이 매일 등교하는 학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는 수도권에서는 당분간 밀집도 3분의 2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비수도권이라도 학생이 많은 과대 학교나 과밀 학급은 원칙을 지켜야 해 전면 등교가 불가능하다. 시도별로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학급당 학생 수 30명 이상, 전교생 1000명 이상이면 각각 과밀 학급, 과대 학교로 구분한다. 경기 지역의 초교 2학년 학부모 이모 씨(36)는 “수도권도 지역에 따라 확산 양상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밀집도 3분의 2’를 지키라는 게 아쉽다”며 “수도권도 전면 등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밀집도 예외 적용 학교도 늘어
교육부는 밀집도 원칙 적용에서 제외되는 소규모 학교의 범위도 넓혔다. 기존에는 60명 이하의 학교들만 예외 대상이었다. 이를 조금이라도 넘긴 읍면 단위의 소규모 학교에도 밀집도 원칙이 적용돼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전교생 300명 이하인 학교들까지 예외 대상에 포함됐다.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밀집도 원칙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은 아예 등교수업을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특수학교는 지금까지 거리 두기 단계별 밀집도를 지키는 것이 원칙이지만, 학교나 지역의 상황에 따라서는 예외가 허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학교 내에 있는 특수학급은 예외가 허용되지 않아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교육부 국정감사 등에서 제기됐다. 원격수업 기간 동안 특수학생들의 가정 내 교육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거리 두기 단계에 상관없이 등교를 원칙으로 하도록 기준을 바꾼 것이다.
교육부는 밀집도 원칙을 지킨다면 일선 학교가 학교 구성원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등교수업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오전·오후 2부제 수업이나 분반 수업 등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전·오후반 도입은 교사들의 의지가 뒷받침될 때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정부가 바로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면서 방역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인력도 추가 배치된다. 교육부는 기존 방역 인력 3만7000여 명 외에 1만여 명을 늘려 학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에선 등교수업 확대 방안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걱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학부모 임모 씨(45)는 “방역을 강화하지 않은 채로 기준만 느슨하게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단순히 등교수업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수업’을 내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양한 형식의 등교수업 방법을 학교와 교육청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서 전면 등교도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예전과 같은 방식의 전교 전체 학생이 한꺼번에 하는 전면 등교는 매우 신중을 기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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