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보좌관 카톡 기억 안나”…아들 의혹 또 발끈 국감 파행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2일 13시 48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1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오전 국정감사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27)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 간 공방이 격해지며 파행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서씨의 군 휴가 연장을 보좌관에 지시하지 않았다는 추 장관의 과거 발언을 놓고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 의원들은 관련 질의에 끼어들어 격하게 항의했다. 여야 의원들간 계속된 공방으로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결국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서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 의원은 추 장관에 “보좌관과 연락할 수 있는 상황 아니라고 했는데, 검찰 보도자료를 보면 6월14일 병가 연장 보고를 받고 6월21일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 국회 거짓 진술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할 생각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추 장관은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 법령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원장교의 번호를 보좌관에 전달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저 문자는 제가 지시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시 전 의원이 “질문 취지는 대정부질문 발언의 진실성에 대해 여쭤본 것”이라고 하자 추 장관은 “그 카톡에 이런 문자가 있다는 것은 이 휴대폰이 포렌식이 돼서 아는 것일뿐이고,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그걸(문자 내용을) 보면 보좌관에게 전화번호를 전달했다고 하지만 보시면 ‘지원장교님’이라고 돼 있다”면서 “직접 아는 사람의 번호를 지시 차원에서 보냈다면 ‘지원장교’ ‘대위’라고 돼 있지 ‘님’자를 안 붙일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군무이탈 사건’이라는 전 의원의 발언에 “군무이탈 사건이 아니다”거나 ‘국방부와의 서일병 구하기’라는 발언엔 “서일병은 구해진 사람이 아니다. 군복무를 다 이행한 사람이다. 굳이 구할 필요가 없다”고 강한 어조로 하나 하나 반박했다.

계속된 공세에 감정이 격해진 추 장관은 “맥락을 다 보시면 아들과 연락을 취하라고 했지, 보좌관에 제가 지시한 것이 아니다. 보좌관이 스스로 한번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고 답변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지시했다면 ‘지시 이행’했다고 답변이 와야한다. 스스로 요청했다고 답변한 것은 지시를 안 했다는 것을 완벽하게 알 수 있는 문장”이라고 했다.

이에 전 의원이 “장관의 정직성은 검찰개혁 책임자로서 관계가 있다. 지시인지 아닌지, 그 전 발언이 허위인지 아닌지는 장관이 아닌 국민이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 지적하고 ‘21일 아들과 통화한 기억이 없다’는 추 장관의 답변에 “이게 28번째 거짓말이 아니길 바라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의 강한 항의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계속된 전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조용하게 장관과 국회의원이 질답할 수 있도록 장내 정돈을 부탁한다”며 “김남국 의원 너무 심하다. 말끝마다 개입해서 추 장관 답변을 왜 자기가 하냐”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이 김남국 의원에 “조용히 해달라”고 말렸지만 장 의원과 김남국 의원 간의 고성은 계속됐다.

이에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많은 걸 준비해왔는데 도대체 국감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4년간 산자위에서 활동하다가 이번에 법사위에 왔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국정감사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감사하는 자리다.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어떤 질문이든 못하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걸 가지고 질문할 때마다 여당 의원들이 중간중간에 끼어든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여러분들이 입법부인지, 행정부 공무원인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의원이지 법무부 직원이냐. 아무리 방탄 국감을 한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야당에서는 민생이라든가 질의를 하지 않고 오로지 추 장관과 관련된 정쟁과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면서 “예의라는 건 상호 서로 존중하라는 것인데, 예의를 왜 잘 지키지 않냐. 왜 반말하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주면서 예의 없는 행동을 하면서 예의를 지키라고 하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서로 반말했는지 여부’를 두고 다시 고성이 오갔고 윤 위원장은 “장마당이 아니다”고 제지하기도 했다. 계속된 공방에 윤 위원장은 “지금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면서 “잠시 감사를 중지했다가 오후 2시에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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