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서울병원에 ‘해양의료연구소’ 세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3일 03시 00분


세월호 참사때 잠수병 치료로 유명
헬기장 구축 등 종합병원급 도약
해양안전교육센터도 운영하기로

경남 사천시 남일로의 삼천포서울병원 전경. 고압산소치료센터를 갖추고 잠수병 환자 등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민간병원으로 유명하다. 오른쪽 사진은 고압산소치료센터. 삼천포서울병원 제공
경남 사천시 남일로의 삼천포서울병원 전경. 고압산소치료센터를 갖추고 잠수병 환자 등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민간병원으로 유명하다. 오른쪽 사진은 고압산소치료센터. 삼천포서울병원 제공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잠수병(潛水病) 치료 전문병원으로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삼천포서울병원(병원장 한창섭 박사)이 잠수병, 가스중독 환자 등을 위한 해양의료연구소를 만든다. 민간에선 최초다. 서남해안 해난사고를 포함한 응급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다. 병상을 늘리고 헬기장도 구축하는 등 사실상 종합병원급으로 도약한다.

이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승연의료재단(이사장 이승연)은 12일 “고압산소치료 분야에 독보적인 우리 병원이 보다 나은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원시설 확충, 기존시설 개선을 포함한 해양의료연구소 신축 기공식을 15일 오전 11시 현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해양의료연구소는 그간의 경험과 첨단 장비를 토대로 잠수병, 당뇨합병증, 가스 중독, 화상 환자 등을 주로 치료한다. 또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돌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해양안전교육센터도 운영한다.

기존의 심뇌혈관 및 모자보건센터를 늘리고 진료 지원동은 확충한다. 이를 통해 21세기 서남해안거점병원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내년 말 공사가 끝나면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만3500m²의 첨단 시설이 확보된다. 병상은 종합병원급인 300개로 늘어난다. 옥상엔 해난 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해 전용 헬기장도 마련한다. 구내식당과 휴게공간도 훨씬 커진다. 전체 사업비용은 15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해난사고 치료를 위한 민간 최초의 해양의료원 건립을 목표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장비, 편리한 시설로 지역민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삼천포서울병원은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 과정에서 잠수사 42명을 완치한 경험을 갖고 있다. 12명 동시 치료가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를 갖춘 사실도 처음 알려졌다. 의료용 체임버를 갖췄을 뿐 아니라 전문의와 운용기사, 간호사 노하우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찍이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 특성을 감안해 고압산소치료센터를 마련한 것이 주효했다. 영국 등 해외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도 받는다.

고압의학센터장을 겸하고 있는 한 원장은 “24시간 비상체제를 갖추고 높은 기압에서 고순도 산소 흡입을 통해 잠수병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킨다. 고압산소치료센터는 잠수병뿐 아니라 당뇨합병증 등 다른 환자 치료에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경남 사천시 남일로33(동금동)에서 66실 265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삼천포서울병원은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의사와 임직원은 350여 명이다. 내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피부비뇨기과, 가정의학과는 물론이고 인공신장실과 혈액투석실, 종합건강증진센터도 완비했다. 최신형 자기공명영상(MRI)촬영기, 전신용 골밀도검사기, 수술미세현미경, 생화학검사장비도 갖췄다. 2016년 한 방송에서 ‘당뇨 발, 절단 않고 치료하는 병원’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두 발로 걸어서’라는 해외 당뇨환자 초청 치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부경남지역 어업인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뿐 아니라 필리핀 현지 의료봉사도 1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삼천포서울병원#해양의료연구소#잠수병 치료#해양안전교육센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