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100년을 준비합니다/극과 극이 만나다]
20대 치대생과 공중보건의, 2시간 대화후 “몰랐던 관점 배워”
“살면서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과 대화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잖아요. 직접 만나 소통하면서 제가 가진 사고의 틀을 깨보고 싶었습니다.”
전북의 한 치과대학에 다니는 정호윤 씨(22)와 충북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는 배기태 씨(25). 두 사람은 실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기획 ‘극과 극이 만나다’에 초대 받은 이들이 아니다. 지난달 이 기획을 마주하고 그 취지에 공감해 먼저 무대를 자청했다. 정치·사회 성향조사 사이트(dongatest.donga.com)에서 스스로 성향을 확인한 뒤 직접 “다른 이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글을 남겼다.
두 사람은 20대 남성에 의료계란 공통점을 지녔지만 생각은 정말 달랐다. 정 씨는 확진자 정보 공개에 적극 찬성했고, 배 씨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만나서도 정보 공개를 놓고 불꽃이 튀는 설전을 벌였다.
정 씨는 “소수의 인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수의 안정을 위해 정보를 공개해서 서로 주의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배 씨는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도 시민들이 이 정보를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오히려 왜곡된 공포감만 조성할 수도 있다”고 맞섰다.
격론이 오갔지만 중요한 공감대도 발견했다. 두 사람 모두 “생각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이렇게 가치 있고 즐거울 줄 몰랐다”고 했다. 배 씨는 “타인과 대화를 하며 내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 정돈할 수 있었다.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 씨도 “이전엔 몰랐던 관점과 논리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
‘극과 극이 만나다’의 무대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동아일보는 앞으로도 정치·사회 성향조사 사이트에서 대화를 신청한 시민들을 계속해서 무대 위로 초청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이들은 300명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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