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어쩌면 ‘생경함의 일상화’가 이어진 한 해였다.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9개월. 낯설기만 했던 풍경과 단어들이 우리네 삶을 지배해 버렸다. 마스크가 외출의 필수품이 된 것처럼. 세상은 기약 없는 끝만 기다리며 송두리째 바뀌었다.
그래서일까. 양극이 한자리에 마주보고 앉는 무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기획 ‘극과 극이 만나다’가 세 번째 주제로 코로나19를 선택한 건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여겨졌다.
세부 쟁점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정보 공개’. 지금도 날 선 공방이 여전하다. 효율적인 방역과 인권 보호. 양쪽 모두 양보하기 힘든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우린 돌아봐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분 단위로 공개됐던 확진자 동선. 온라인 등을 타고 부작용이 만연했다. 확진자가 들렀던 가게는 문을 닫았고, 사생활까지 까발려지며 인생이 헝클어졌다.
결국 6월 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그러자 다른 불만이 쏟아졌다. 구체적 내용이 없으니 도움이 안 된다. 불안함을 가중시킨다. 코로나19가 맺은 불안은 여기저기서 깊은 균열을 빚어냈다.
3회 대화자로는 그 혼돈의 정점에 섰던 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김도영 씨(42)와 공개된 정보 오류 탓에 식당을 폐업한 양영화 씨(55). 아이를 키우는 엄마 이루리 씨(34)와 영어학원 원장 김영호(가명) 씨(45) 등이 초대됐다. 기획을 접하고 직접 참여를 신청한 공중보건의 배기태 씨(25)와 치의대 재학생 정호윤 씨(22)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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