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관련 직권조사를 진행 중인 국가인권위원회가 피해자 조사를 완료하고 피해자의 휴대폰 포렌식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0여개 여성·시민사회 단체는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을 세상에 알린 지 100일을 맞아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을 출범시키고 피해자의 일상회복과 직장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하기로 했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울도서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경숙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인권위 직권조사 조사관이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했으며 피해자 보유 휴대폰에 대한 인권위 포렌식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빠른 조사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박 전시장 피해자 측은 수사기관의 수사와 별개로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했다. 4년간 위력에 의한 성폭력, 방조·묵인 구조를 파악하고, 구조적 변화까지 이루려면 인권위의 직권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직권조사 요청을 받아들인 인권위는 연말 완료를 목표로 Δ박 전 시장에 의한 성희롱 등 행위 Δ서울시의 성희롱 등 피해에 대한 방조·묵인 여부 및 가능했던 구조 Δ성희롱 등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 조사 및 개선방안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288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는 Δ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의 진상규명과 2차가해 대응 피해자의 일상회복 Δ지방자치단체장 권력 견제와 조직내 2차피해 예방 위한 성평등 민주주의 Δ직장내 성희롱 성차별 문화 근절 위한 조직문화 개선 활동 등 3가지를 목표로 공동행동을 구성했다.
공동행동은 “그동안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피해자의 정보들이 떠돌았고, 피해호소인 명칭, 2차피해가 지속됐다”며 “서울시장, 부산시장, 충남 도지사 등 연이어 일어나는 지자체장의 성폭력 사건이 중단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거리에 섰다”고 출범 계기를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의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한 김지은씨의 대독 발언도 이어졌다.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는 도경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의 대독을 통해 “현재 저의 신상에 관한 불안과 위협 속에서 거주지를 옮겨 지내고 있다”며 “평범했던 일상과 안전이, 심신의 건강과 가족의 행복, 꿈꾸는 미래. 당연한 것 같았지만 제 손에서 멀어진 많은 것을 바라보며 허망함을 느끼고 좌절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끔찍한 사건이 단순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약자의 인권에 대한 울림이 되어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아직도 문제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책임과 권한 있는 인사들이 이제라도 자리에서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은씨도 장주리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연구소 울림 연구원의 대독을 통해 “직장에서도 책임 어린 사과와 어떠한 보호조치도 받지 못한 채 해고당했고, 직장 동료라 불렀던 사람들은 2차가해를 일삼았으며 가해자 측근은 진실을 왜곡해 거짓이 사실인 양 돌아다니게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권력형 성범죄는 폐쇄적인 조직 구조와 노동권의 문제, 권력남용, 성차별 등이 만들어낸 사회문제”라며 “어느 직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나의 가족, 동료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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