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에도 3건 적발…교사·학생 중징계
시험 전 '어디서 냈다' 적힌 종이 전달한 사례
23문항 중 20문항 출제한 교재제공도 적발해
지난 2018년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이후에도 고등학교 학생이나 교사가 중간·기말고사 등 지필고사 시험지를 빼돌려 징계를 받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이 16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초·중·고 시험지 유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학교에서 지필고사 문제지를 빼돌린 사실이 적발된 사례가 15건이다. 이 중 3건은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 발생한 사례다.
김 의원실이 확인한 당국의 감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7월 전남의 한 공립 고교 한 교사 A씨는 영어 독해와 작문 과목 시험이 치러지기 전 한 학생에게 출제 문항 정보와 유사답안이 기재된 용지를 전달했다. 이 학생은 교사가 건네준 내용을 숙지하고 시험에 응시했다고 한다.
경북의 한 사립 일반고 기간제교사 B씨는 올해 8월 치러진 기말고사 사회·문화 과목을 출제하는 데 쓴 EBS 교재를 다른 사람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앞서 해당 과목 총 23문항 중 20문항을 건네준 EBS 교재 속 ‘실전 모의고사 3회(20문항)’에서 그대로 냈다고 한다.
A씨는 당국에서 중징계 요구를 받았으며 B씨는 계약이 해지됐다.
강원도 한 사립 특목고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초 사이에 학생 4명이 보관 중이던 심화영어 I, 수학 I, 확률과통계, 사회문화 시험지를 빼돌렸다 적발됐다. 이들 중 2명은 유출에 2년 연속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연속으로 가담한 학생 2명은 퇴학 처분이 내려졌으며 다른 2명은 출석이 정지됐다.
김 의원실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자료를 종합한 결과 시험지 유출 사고는 15건 중 사립학교에서 10건이 발생했다. 보관 단계에서 빼돌린 경우가 8건(53.3%), 출제 단계가 6건(40%), 인쇄 단계가 1건(6.6%)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숙명여고 사태 후 각 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을 강화하고 인쇄실과 시험지 관련 시설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추진했다. 올해 전국 고등학교 시험지 보관시설 99.2%에 CCTV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지난 6월 강원 한 특목고 시험지 유출의 경우 학생이 훔친 열쇠로 교무실에 침입해 시험지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며 “교사들이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을 무시하고 시험지와 문항정보표 출력물을 정해진 장소가 아닌 교무실 책상 서랍에 넣어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교육당국의 주기적인 실태점검과 학생·교사를 대상으로 철저한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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