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무섭게 번지면서 국내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일부 국가의 상황도 심상찮은 가운데, 이미 국내 ‘해외유입’ 확진자 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 외국인 근로자·선원 증가세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일(12∼18일) 동안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비율은 22.0%다. 직전 1주일(17.2%)보다 4.8%포인트 높다. 네팔, 우즈베키스탄 근로자와 러시아 선원 집단감염의 영향이 크다. 가을철 농번기를 맞아 농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한 달(지난달 19일∼이달 18일) 동안 해외유입 확진자(443명) 중 외국인은 305명이다. 내국인(138명)의 2배가 넘는다.
앞서 해외유입 확진자는 7월 25일 8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라크 건설현장 근로자 집단감염 등에 따른 것이다. 이후 입국검역을 더욱 강화하면서 8월 중순부터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날씨가 쌀쌀해진 북반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국내 유입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최근 해외유입의 가장 큰 변수는 아시아 지역이다. 관광 입국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국내 산업현장 수요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가 이들 지역에서 많이 온다. 최근 한 달 동안 해외유입 확진자 443명 중 298명(67.3%)이 중국 외 아시아 지역 출신이다. 이 기간 확진자 수 상위 5개국 중 4개국(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인도, 네팔)이 아시아권이다.
현재 아시아에선 미얀마 상황이 심각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루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달 초 사실상 종식 선언까지 나왔지만 최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에서 1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칭다오시 당국은 나머지 시민 1089만 명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17일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 상황을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확진자 통계에 무증상자를 제외하는 등 방역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 방역당국, 공항·항만검역 강화
현재 한국 입국자는 2주간 자가 격리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입국자 중 양성 비율이 높은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6개국은 ‘방역강화 대상국’이다. 해당국 입국자는 입국 72시간 이내 현지 지정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보다 위험도가 낮은 4개국은 ‘추이 감시국’으로 지정됐다. 해당 국가에는 부정기 항공편 제한 조치가 적용 중이다.
최근 러시아 선원들의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은 14일 이내 러시아 등 고위험국에 기항해 선원들이 승·하선한 선박의 경우 국내에서 선원 교대를 금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교대 선원이 음성확인서를 제출할 경우 허용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선원들의 상륙 허가를 가급적 제한하고, 국내 체류 중 코로나19 자가진단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음성확인서의 신뢰성을 의심케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고 10일 입국한 네팔인 43명 중 11명이 공항 검역에서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 방역당국은 감염이 확인된 입국자에게 음성확인서를 발급한 현지 의료기관들에 대해 지정 취소를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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