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 국정감사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작성한 검사 룸살롱 접대 문건 속 등장인물의 실명 공개를 둘러싼 진통이 계속됐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의 여야 연루설을 부각하기 위한 폭로가 이어졌는데, ‘아니면 말고’식 폭로로 애꿎은 피해자도 여럿 나왔다.
박훈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회장의 ‘사건 개요 정리’ 자필 문건 원본을 열람했다”며 “검사 출신 A 변호사는 이주형 전 검사, A 전 수사관(이름 모릅니다)”이라고 썼다. 그는 ‘○○○지검장 로비 명목―친형 관련 사람’으로 적힌 문건 내용에 관련됐다며 현직 검사장 이름을 적시했다. 또 “김장겸 전 MBC 사장과 이강세 전 광주MBC 사장(수감 중)을 통해 (김 전 회장 측이) 여야 인사들을 소개받았다”고 했다.
그러자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해당 문건 내용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이 룸살롱에서 접대했다는 3명 중 2명은 윤갑근 전 고검장(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과 이모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라고 공개 지목했다.
그러자 윤 전 고검장은 이날 “문건 속 누구와도 룸살롱을 간 적이 없다. 명백한 허위사실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도 “윤 전 고검장과 이 검사는 술 접대를 받은 검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명이 거론된 현직 검사장도 “입장문 내용대로 영장을 반려하거나 기각함이 없이 바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어느 누구로부터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장겸 전 사장은 “이강세 전 사장과 나는 대학 동기면서 오랜 친구다. 이 전 사장 소개로 김 전 회장과 두어 차례 만났지만 누굴 소개한 적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을 둘러싼 실명 공개 과정에서도 일부 ‘헛발질’이 있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여당 인사가 포함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라며 명단을 공개했는데 대부분 성별과 나이가 다른 동명이인으로 파악됐다. 투자 일시와 상품, 액수 등이 적힌 명단에는 김영호, 김경협, 김진표, 박수현, 이호철, 진영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 이름이 나왔다. 각각 1억∼3억 원씩 투자한 걸로 적혀 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이날 “김진표, 박수현 고객은 내부 확인 결과 인적사항(성별, 연령)이 다른 일반 고객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도 “동명이인일 뿐”이라고 일축했고,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책임한 허위 폭로에 분노를 느낀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김경협 민주당 의원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금융기관 직원 권유로 단순 투자를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무책임한 정치의 극치”라며 “아니면 말고 식 폭로를 제조한 유 의원의 공개 사과와 당 차원의 징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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