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긴급 수급 조정 조치' 고시 개정
생산업체 보유 재고량 7억6000만개 달해
'K-마스크 집중 주간' 운영…수출에 속도
새로운 규격 신설해 마스크 개발 지원
정부가 국내 마스크 수급 상황이 안정됐다고 보고 수출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를 개정해 오는 23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최근 마스크와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생산 증대로 재고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현재 수급 상황을 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국내에서 1억9442만개의 마스크가 생산됐고, 생산업체 보유 재고량도 7억60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KF94 보건용 마스크 온·오프라인 평균가는 지난 2월 넷째 주 기준 각각 4156원, 2701원에서 이달 셋째 주 976원, 1506원까지 떨어졌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보건용으로 쓰이는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에 대한 수출 제한 규제가 폐지된다. 이전까지는 2개월 평균 생산량의 15%만 수출할 수 있었다.
또한 덴탈용, 비말차단용 등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의 수출도 가능해진다.
의약외품 마스크에 대한 수출 규제도 사라진다. 그간 마스크 업계는 월평균 생산량의 50% 범위 안에서 수출 물량을 조정해야 했다.
국내 판매업자는 더 이상 많은 물량을 거래할 때 사전 승인을 받거나 사후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시장경제 체계 아래에서 마스크가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승인·신고 규제를 폐지하고 가격 모니터링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 수출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내놨다.
해외 시장가격을 매주 알리고 ‘K-마스크 집중 주간’을 운영해 바이어 매칭과 온라인 화상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원가 절감을 위해 샘플 운송비와 현지 물류비도 제공하기로 했다.
수출 경험이 없는 업체는 ‘수출 도우미’를 통해 맞춤형 집중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마스크 해외 인증 헬프 데스크’를 운영해 해외 인증 획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새로운 마스크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도 마련된다.
정부는 의약외품 KF 보건용 마스크 이외에 미국 의료인용 N95(미국 호흡보호구) 기준 규격과 같은 마스크 품목군을 ‘의료용 호흡기보호구’(의료기기)로 신설해 신속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아울러 KF94 보건용 마스크에 기존 ‘귀끈’ 대신 ‘머리끈’을 사용해 N95와 유사한 밀착감을 갖는 ‘밀착형 KF94 마스크’ 생산도 허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마스크 수급 체계가 시장으로 완전히 전환돼 마스크 산업이 자생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마스크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생산량, 가격, 품절률, 수출량 등 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고시 개정에 대한 현장 상황 파악을 위해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이날 오후 경북 구미에 위치한 마스크 원부자재 생산 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를 방문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마스크, 방호복 의료용, 기저귀용 위생제, 산업용 부직포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종합 부직포 업체다.
지난 3월31일부터 하루 평균 13t 규모의 마스크 필터용 복합부직포(SMS)를 생산하면서 국내 마스크 원부자재 수급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차관은 “앞으로도 도레이첨단소재가 마스크 필터 및 섬유 소재 선두 기업으로서 우수한 연구 개발과 생산능력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극복에 선도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수출 규제가 철폐되면서 지금까지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생산 현장의 고충을 반영해 업계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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