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전 장관 “월성1호기 감사 결과 황당…감사 한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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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0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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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스1DB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스1DB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을 따지는 감사보고서에 대해 “황당한 감사보고서”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백 전 장관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감사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고 사실관계가 틀린 게 많다”며 “(월성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라고 내가 지시하지도 않았고 (산업부)실국장들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서를 냈음에도 보고서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월성1호기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부분에 대해선 “경제성을 회계적 관점에서 볼 게 아니라 안전성, 수용성 등 사회적 비용도 포함해야 맞다”며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의 이익 측면만 본 감사 보고서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산업부 공무원 징계 조치 등을 요구한 감사 결과에 대해선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한 공무원에게 이런 조치를 요구하면 누가 일을 하려고 하겠나”라며 “어떤 정부가 들어와도 새로운 국정과제가 나오면 또 똑같은 일만 반복될 뿐이다”고 아쉬워했다.

백 전 장관은 감사 과정에서 강압 조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너무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10시간 이상 조사받고 수십번 불려가서 이실직고하라는 형태로 감사받으며 어쩔 수 없이 강요에 의해 진술했고 이를 감사위원회에 소명했음에도 반영이 안됐다”고 말했다.

백 전 장관은 “정책 수립 과정에서 실무진들이 치열하게 논쟁하고 토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이를 강요와 압박으로 보면 되겠나”라고 반문한 뒤 “에너지전환 정책은 제 인생 최고의 업적으로 삼고 있고 앞으로 역사는 이를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이날 감사보고서를 통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가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고 했지만 이번 감사가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여부를 위주로 점검한 만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은 유보했다.

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백 전 장관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하는데 관여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인사상 불이익이나 주의를 요구했고 산업부 공무원 2명에겐 감사 방해를 이유로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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