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 경영진에 대한 수사의뢰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과정을 감찰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시 부장검사는 윤 총장과 긴밀한 관계이고, 옵티머스 고문이자 변호인인 이모 변호사는 (국정농단)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윤 총장과 함께 근무했던 사람”이라며 “수사검사와 옵티머스 변호인이 끈끈한 관계에 있어서 사건을 가볍게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이 여당 의원의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여 감찰카드까지 꺼낸 것이다. 윤 총장은 22일 국정감사에서 “부장검사 전결 사안이라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지만 추 장관은 26일 “(윤 총장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또 “다단계 금융사기의 일종으로 계좌 추적만 하는데 안 한 것 같다”며 “검찰이 매장할 뻔한 사건을 일반 시민들이 고소 고발해 살려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5월 옵티머스 경영진이 기관투자가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투자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수사의뢰된 사건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부장검사였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국감 종료 직후 검찰 내부망에 A4용지 4쪽 분량의 설명자료를 올려 “수사의뢰인(전파진흥원)이 ‘피해가 없고 자체 조사와 금융감독원의 2차례 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진술해서 수사력을 대량 투입하기 어려웠다”며 “당시 수사했던 내용도 현재 중앙지검이 수사하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및 판매 사기 의혹과는 거리가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부실 수사 논란 등에 대해 “2018년 12월 서울중앙지검 조사과 수사관이 각하의견으로 지휘 건의했지만 검사가 ‘펀드자금 투자경위’ 등 보완수사를 지휘했고 송치 후에는 남부지검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변호인과 접견, 통화, 사적 접촉을 한 사실이 전혀 없고 부장 전결 사건이라 당시 검사장(윤 총장)이나 1차장 검사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 ‘감찰’이란 단어를 7번 언급했다. 추 장관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폭로한 검사 룸살롱 술접대 의혹에 대해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 A 변호사가 먼저 연락해 와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같이 근무했던 후배 검사들과의 술자리를 위해 서울 강남 주점에 특실을 예약해 달라’고 진술했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다룬 언론 보도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확인을 요청하자 추 장관은 “내용이 맞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또 윤 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수사와 관련해 야당과 검사 비위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찰 결과에 따라 윤 총장의 해임 등 징계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제기된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면) 왜 윤 총장에 대해 해임건의안을 행사하지 않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추 장관은 “감찰 결과 다른 정치권 여타의 의견을 참고해 그 후에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해임 등 징계 청구를 할 수 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을 만난 적 있는지를 감찰해야 한다”는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의 질의에 “검사윤리강령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관련 진정이 접수돼 진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설령 총장이 언론사 사주를 만났다고 하더라도 징계나 감찰 대상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 법조계 인사는 “수사가 진행 중인데 총장을 감찰하겠다고 하는 건 노골적인 수사 개입”이라며 “윤 총장이 부당한 압박에 물러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