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감기·독감 환자 절반 줄고, 식중독은 1/3 감소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8일 12시 30분


호흡기감염병 질환별 연도별 진료환자 수 변화.(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호흡기감염병 질환별 연도별 진료환자 수 변화.(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진데 힘입어 다른 질병의 예방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마스크 착용 등으로 호흡기 감염병은 지난해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으며, 손씻기 실천으로 식중독 환자 수는 3분의 1 가량 줄었다. 다만 반대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오히려 증가했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변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감기(급성상기도감염), 인플루엔자(독감),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80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670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하여 51.9% 감소했다.

질환별로는 감기 환자가 50.4% 감소, 인플루엔자 환자가 98% 감소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최근 겨울 유행이 다음해 봄(4월)까지 이어졌는데, 2020년 봄(3월 이후)에는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감염 질환 등 소화기 장감염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는 2020년 3~7월 16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만명에서 31.3% 감소했다. 특히 0~6세 영유아가 53.3% 감소했고, 7~18세 아동·청소년 층에서도 37.9% 줄었다. 건보공단은 생활 방역 중 ‘손씻기 생활화’의 결과로 추정했다.

중이염 등 중이 및 유돌 질환 환자도 2020년 3~7월 6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24만명에서 48.5% 감소했다. 이는 감기 등 호흡기 감염병 발생이 감소해 이어진 효과로 분석된다.

결막염 등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는 2020년 3~7월 225만명으로 지난해 274만명에 비해 18.1% 감소했다. 이 역시 손씻기 생활화 효과로 읽힌다.

팔·다리 등을 다치는 ‘손상’ 환자는 2020년 3~7월 64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 연령인 7~18세가 43.1% 감소했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로 정신 질환 환자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다. 우울증 등 기분(정동) 장애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71만명으로 지난해 66만명보다 7.1% 증가했다. 특히 19~44세 여성이 21.6% 증가해 같은 연령대 남성이 11.2% 증가한 것에 2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신경증성, 스트레스 연관 및 신체형 장애는 2020년 3~7월 68만명으로 지난해 67만명과 비교 증감이 크지 않았으나, 19~44세 여성이 9.4% 증가했고, 같은 연령대 남성이 5.2% 증가한 것에 2배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근골격계 질환 환자는 1083명으로 전년 동기 1151만명 대비 5.9% 감소했다. 기본 물리치료 이용 환자 수는 659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비교 10.7% 줄었다. 한방 진료는 68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5% 감소했다.

암 환자는 107만명, 심장질환은 75만명, 뇌혈관질환은 7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2.4%, 0.6%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각각 3.6%, 2.5%, 4.4% 감소했다.

건보공단은 암 등 중증질화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과거 자연증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이는 신규발생 환자 수가 감소했고, 암 수검률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건보공단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 뿐 아니라 감기·독감·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도 효과를 보여줬으며, 손씻기는 식중독 등 소화기 감염병과 중이염·결막염 발생을 감소시켰다”며 “지속적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연령층을 위한 우울증 관련 상담 확대 운영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공단은 각 의료 이용의 변화 추이와 이에 따른 특성파악, 문제점을 도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 대한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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