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진데 힘입어 다른 질병의 예방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마스크 착용 등으로 호흡기 감염병은 지난해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으며, 손씻기 실천으로 식중독 환자 수는 3분의 1 가량 줄었다. 다만 반대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오히려 증가했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변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감기(급성상기도감염), 인플루엔자(독감),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80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670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하여 51.9% 감소했다.
질환별로는 감기 환자가 50.4% 감소, 인플루엔자 환자가 98% 감소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최근 겨울 유행이 다음해 봄(4월)까지 이어졌는데, 2020년 봄(3월 이후)에는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감염 질환 등 소화기 장감염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는 2020년 3~7월 16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만명에서 31.3% 감소했다. 특히 0~6세 영유아가 53.3% 감소했고, 7~18세 아동·청소년 층에서도 37.9% 줄었다. 건보공단은 생활 방역 중 ‘손씻기 생활화’의 결과로 추정했다.
중이염 등 중이 및 유돌 질환 환자도 2020년 3~7월 6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24만명에서 48.5% 감소했다. 이는 감기 등 호흡기 감염병 발생이 감소해 이어진 효과로 분석된다.
결막염 등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는 2020년 3~7월 225만명으로 지난해 274만명에 비해 18.1% 감소했다. 이 역시 손씻기 생활화 효과로 읽힌다.
팔·다리 등을 다치는 ‘손상’ 환자는 2020년 3~7월 64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 연령인 7~18세가 43.1% 감소했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로 정신 질환 환자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다. 우울증 등 기분(정동) 장애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71만명으로 지난해 66만명보다 7.1% 증가했다. 특히 19~44세 여성이 21.6% 증가해 같은 연령대 남성이 11.2% 증가한 것에 2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신경증성, 스트레스 연관 및 신체형 장애는 2020년 3~7월 68만명으로 지난해 67만명과 비교 증감이 크지 않았으나, 19~44세 여성이 9.4% 증가했고, 같은 연령대 남성이 5.2% 증가한 것에 2배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근골격계 질환 환자는 1083명으로 전년 동기 1151만명 대비 5.9% 감소했다. 기본 물리치료 이용 환자 수는 659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비교 10.7% 줄었다. 한방 진료는 68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5% 감소했다.
암 환자는 107만명, 심장질환은 75만명, 뇌혈관질환은 7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2.4%, 0.6%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각각 3.6%, 2.5%, 4.4% 감소했다.
건보공단은 암 등 중증질화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과거 자연증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이는 신규발생 환자 수가 감소했고, 암 수검률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건보공단은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 뿐 아니라 감기·독감·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도 효과를 보여줬으며, 손씻기는 식중독 등 소화기 감염병과 중이염·결막염 발생을 감소시켰다”며 “지속적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연령층을 위한 우울증 관련 상담 확대 운영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공단은 각 의료 이용의 변화 추이와 이에 따른 특성파악, 문제점을 도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 대한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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