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0시 기준 사망자 중 독감백신 접종 이력 72건
피해조사반 71건 검토…"사망과 인과성 매우 낮아"
"백신 재검정·국가예방접종 중단 고려 상황 아냐"
질병청 "유행수준 낮고 시기 늦어질 가능성 높아"
"예방접종 서두르지 말고 건강 좋은 날 받아야"
29일까지 국내 사망자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이력이 있어 중증 이상반응 사례로 신고된 72명 중 71명은 모두 예방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매우 낮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내 사망자 중 접종 이후 사망자 72명…70대 이상 86%
질병관리청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사망 신고 사례는 총 72건이다. 26일 0시(59건) 이후 13건이 추가로 신고됐다.
이날 0시 현재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자발적으로 입력된 유료접종 541만건 포함 국내 예방접종은 약 1644만건이 등록됐다.
국가 예방접종사업 대상 1898만3081명 가운데 1102만9736명이 예방접종을 마쳐 접종률은 58.1%다. 나이대별 접종률은 만 70세 이상 72.6%, 만 62~69세 31.7%, 만 13~18세 51.7% 등이다. 생후 6개월~만 12세 접종자 가운데 1회 접종자는 71.7%, 2회 접종자는 1차 55.8%·2차 24.4% 등이다. 임신부는 36.3%다.
연령별로는 72명 중 70대 이상은 70대 31명, 80대 이상 31명 등 62명으로 전체의 86.1%다. 60대는 2명이며 60대 미만 사례는 8명이다.
만 70세 이상 어르신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이 시작된 10월 셋째 주(10월19일~25일)에 59건(81.9%)의 신고가 집중됐다. 10월19일 이전 1건이었고 만 62~69세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부터 28일까지는 12건이 신고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2건, 경남 10건, 경기 8건, 전남 8건, 전북 7건, 경북 6건, 대구 6건, 충남 4건, 대전 3건, 부산 2건, 인천 2건, 강원 2건, 광주 1건, 제주 1건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사망까지 경과 시간은 42건(58.3%)에서 48시간 이상 소요됐고 24시간 미만은 12건(16.7%)이었다.
◇피해조사반 “사망사례 71건 사망과 예방접종 인과성 매우 낮아”
이날 열린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에선 추가 사망 사례 중 25건에 대해 인과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25건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25일까지 확인된 46건에 더해 총 71건은 인과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1건은 조사가 진행 중으로 특이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조사반은 “검토한 사망사례 중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급격한 전신 면역 반응으로 인한 충격 증상)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25건 모두 동일 의료기관, 동일 날짜, 동일 제조번호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한 결과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접종부위 통증 등 경증 이상반응 사례 외에 중증이상반응 사례는 없어 백신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의 오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사례별로 기초조사 및 역학조사 결과, 부검 결과, 의무기록, 수진기록 등을 검토한 71건은 모든 사망 사례에서 사망 당시 백신의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은 없었다.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 당뇨, 만성 간질환, 부정맥, 만성폐질환, 악성 종양 등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고 부검 결과 대동맥 박리,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등 명백한 다른 사인이 확인됐다. 질식사, 패혈증 쇼크, 폐렴 등 임상적으로 사망에 이른 다른 사인도 확인됐다.
이같은 이유로 피해조사반은 “지금까지 검토한 71건 사례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아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9일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 72건 중 40건에 대해 28일까지 부검을 시행했다. 31건은 시행하지 않았고 1건은 부검 여부를 확인 중이다.
부검을 시행한 총 40건 중 접종부위 이상소견이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1차 부검소견만으로 사인을 확정할 수 있는 사례는 총 11건으로 사인은 대동맥 박리,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장폐색 등이었다. 그 외 29건은 부검 결과 육안적으로 허혈성 심장질환(심근경색), 심장판막질환, 심비대 등의 심장관련 질환, 폐렴 등의 소견이 관찰돼 추가검사가 진행 중이다.
부검을 시행하지 않은 총 31건의 사례는 기저질환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천식, 만성신부전, 간경화,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의 심혈관질환, 부정맥, 악성종양, 뇌경색 등을 가지고 있었으며 임상적으로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 및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질식사, 패혈증 쇼크 등)으로 판단됐다.
신고된 사망사례와 관련된 백신은 총 4개 원액, 7개 제조회사의 42개 제조번호였다. 올해 예방접종에 사용된 백신 원액은 총 5개이며 접종 건수는 1639만9372건이다. 접종건수 10만건당 사망신고는 0.4건 수준인데 사망 사례가 신고된 4개 원액별로도 10만건당 사망신고 건수는 0.4~0.5건으로 확인돼 사망 사례가 특정 원액이나 제조사에 편중되지 않았다.
동일 백신 제조번호에서 2건 이상 사망 사례가 신고된 경우는 19건에서 총 48명이다. 그러나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증 이상반응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재검정이나 사용 중지(봉인) 검토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았다.
백신 유통과정, 접종기관과 사망 신고사례와 관련성을 평가하기 위해 접종건수 대비 사망신고 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사망자 중 동일 접종기관에서 접종한 사례는 없었고 특이 사항도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청 “예년보다 유행 수준 낮을 가능성 높아…건강할 때 접종 당부”
질병청은 “현재까지 피해조사반 검토 결과 최근 신고가 증가된 사망사례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며 “지속적으로 추가 조사 및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망 신고사례들이 접종한 백신이 특정 원액, 제조사, 제품번호에 집중돼 있지 않았으며 사망 신고 사례들의 접종기관도 모두 달랐다. 신고 사례들은 70대 이상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고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성인과 소아에서는 동일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접종 후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상반응으로 사망한 사례는 없었고 통상적으로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하는 시기 이후에 사망했다. 사망 신고사례별로 의무기록, 부검 결과,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인에 대해 전문가 평가결과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가 없었다.
다만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유행 수준은 예년보다 낮고 유행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건강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선 ▲접종 대기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예진 시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알레르기 병력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리고 ▲접종 후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15~30분간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하며 ▲접종 당일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은 “예방접종 후 접종부위의 통증, 빨갛게 부어오름, 부종이나 근육통, 발열, 메스꺼움 등 경미한 이상증상은 접종 후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1~2일 이내에 호전된다”며 “그러나 접종 후 호흡곤란, 두드러기, 심한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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