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본과 4학년 대표가 30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비상연석회의에 참석해 “자신들 의사와 관계없이 사과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병원장과 교수들의 대리사과에 거부감을 보인 것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을 포함한 상임이사와 대의원회, 시도의사회, 의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표 등 3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용산 의협 임시회관 7층 회의실 및 화상 참여 등으로 비상 연석회의를 열었다.
최 회장은 “9·4 의정합의 이행에 미온적이었던 정부가 최근 의정협의체 구성을 요청하면서도 본과 4학년 학생들의 의사 국가시험(의사국시) 재응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도 합의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입법이 쏟아지고 있다. 여당 및 정부가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국시는 합의 정신과 취지에 따라 반드시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당정이 이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약속을 지킬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의료계는 다시 강력한 투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 의정 합의 과정에서 의협과 대립각을 세웠던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의대생 본과 4학년도 참석했다. 본과 4학년 대표인 이지훈 학생은 선배 의사들의 관심과 노력에 감사를 전하고, 학생들의 상황과 입장을 소개했다.
이지훈 학생은 의사국시 거부는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단체 행동의 결과가 본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국시 문제가 의정협의체 구성 및 협의에 유불리 요인으로 작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또 대리사과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의사국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학생 입장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1년 초 상당수 의사가 배출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고, 정부·여당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문제 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지난 8월 집단휴진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 소통 문제가 제기됐던 만큼 전 직역이 참여하는 범투위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한재민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범투위에 여러 직역이 함께 참여해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국시 문제와 관련해서는 의대생들과 발걸음을 맞추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의와 투쟁의 중심에 범투위가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 의사들과 예비의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의사 결정 구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민호 기획이사 겸 의무이사(범투위 간사)는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종합해 조만간 열릴 범투위 1차 회의에서 공식 안건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편 중인 범투위는 위원 구성을 곧 마무리하고 11월 초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서울=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