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사자명예훼손 행위라며 강하게 항의한 것. 민주당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공식화하자 국민의힘은 박원순 책임론을 집중 부각하면서 여야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30일 국가인권위 국감에서 “박 전 시장 집무실에서 신체적 밀접 접촉이 있었다”며 “무릎에 입술을 맞추고 침실에서 신체적 접촉 사실도 조사해야 한다”고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말하냐”며 반발했다. 고성에 삿대질까지 오가자 민주당 김태년 운영위원장이 나서 “진정해달라”고 중재했지만 소란은 수 분간 이어졌다.
민주당은 거듭 김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피해자 보호, 사건의 실체적 접근과 진실파악을 위해 인권위의 조사를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도 “형법상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는 내용을 주장하고자 할 때는 기자회견장에서 면책특권을 내려놓고 하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피해자의 주장을 열거한 것일 뿐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김 의원이 새롭게 주장한 사실이냐, 피해자가 주장한 사실이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여성위원회는 이날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이 또 후보를 공천하여 당선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한 뻔뻔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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