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前 충남인들의 생활상 한눈에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일 03시 00분


특별사진전 29일까지 개최
빨래하는 여인 등 희귀 사진 공개
유관순 열사 추정 사진도 전시

1915년 충남 공주 영명학교 학생과 교사들의 단체 사진. 연구원 측은 앞에서 세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소녀가 유관순 열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맨 뒷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가 사애리시 선교사.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1915년 충남 공주 영명학교 학생과 교사들의 단체 사진. 연구원 측은 앞에서 세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소녀가 유관순 열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맨 뒷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가 사애리시 선교사.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100년 전 충남인들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진귀한 사진들이 공개됐다. 유관순 열사(1902∼1920)의 10대 중반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포함돼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공주시 중동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사진전’을 29일까지 연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개막된 특별전의 사진들은 논산 출신으로 동아일보 기자를 지냈던 임연철 박사가 제공했다. 임 박사는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를 방문해 다량의 충남 관련 사진들을 찾아냈다.

이 보관소에는 사애리시(史愛理施·본명 앨리스 샤프·1871∼1972)를 비롯한 미국 선교사들이 1900년대 초반 충남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사진들이 보관돼 있다. 사애리시 선교사는 당시 공주를 중심으로 20여 개 교육기관을 세우고 충남 전역에서 선교 활동을 펼쳤다. 1914년 천안에서 만난 유 열사를 수양딸로 삼았다가 서울 이화학당에 교비생(장학생)으로 편입시킨 첫 멘토로 알려져 있다.

1900년대 초반 자동차를 보기 위해 몰려든 충남 공주시민들.
1900년대 초반 자동차를 보기 위해 몰려든 충남 공주시민들.
120여 장의 전시 사진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것은 1915년 7월 영명학교 여학생과 사애리시 선교사를 포함한 교사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다. 임 박사는 “유 열사가 이화학당에 편입(1916년)하기 한 해 전, 공주에서 사애리시 선교사와 지낼 때 찍은 사진이어서 사진 속에 유 열사가 있을 가능성이 정황상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정은 유보했다. 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얼굴 전문가에게 문의해 보니 수형복의 유 열사 사진과 대조한 결과 사진 속에 ‘유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다만 10대 중반에는 얼굴과 체형 변화가 큰 만큼 추가적인 사진이 있어야 보다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내년에 드루대를 찾아 더 많은 사진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시 사진 가운데에는 공주에 온 자동차와 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을 담은 것도 있다. 사진 설명에 따르면 자동차는 1915년 전국에 70∼80대가 있었고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서울에 있어 공주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남학생들의 바퀴쟁기와 납땜, 가마니 짜기, 여학생들의 재봉틀, 누에고치에서 실뽑기 실습 장면도 있다. 금강 변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의 모습과 공주 시내 주류판매점, 과일가게 등의 장면도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사진전#충남역사문화연구원#임연철 박사#이야기 사애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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