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맞선 ‘검사 커밍아웃’ 300건 향해…“사표 받아야” 靑청원 30만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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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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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과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두고 “커밍아웃해 주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공개 저격’한 것과 관련한 검사들의 반발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29일 시작된 검사들의 성토댓글이 주말이 지난 후에도 소강되지 않고 있어, 검사들의 비판 여론이 어느 수준까지 번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47·사법연수원 36기)가 2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 검사와 동일하게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고 올린 글에 28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중복 댓글을 감안해도 전체 검사 수가 2000여명이라는 점에서 10명 중 1명의 검사는 추 장관의 행태에 반기를 든 셈이다.

검사들은 ‘커밍아웃한다’는 말 뒤에 숫자를 함께 넣어 몇 명이 동참했는지 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사들이 과거 문제 제기를 할 때 실명과 서명을 써서 동참하는 ‘연판장’을 연상케 한다며 ‘인터넷 연판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검사들은 정부와 법무부에 대한 검찰 내부의 비판을 차단하고 다른 의견을 낸 검사를 상대로 엄포를 놓은 게 ‘검찰개혁’이나며 비판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평검사의 의견표명에 추 장관이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로 엄포를 놓은 것이 그간 축적된 검사들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반발이 더욱 커질 경우, 평검사회의 소집 등 검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검란’(檢亂)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면 검사들의 행동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평검사회의 소집 등을 직접 행동에 나섰다가, 국민들에게 검찰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비치면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31일 페이스북에 이환우 검사에 대해 보도했던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의 글을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는 글을 올리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검찰과 장관간 양보없는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 장관을 비판한 검사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 검사 글에 ‘커밍아웃’을 한 검사들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이 글에는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으로 32만1631명이 동의를 했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하루 휴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7월 수사지휘권 발동 후 휴가를 내고 사찰을 찾은 바 있다. 이후 추 장관은 법무부를 통해 “하루 더 기다리겠다”며 윤 총장에게 수사지휘를 수용하라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날렸다.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중요한 시기에 휴가를 떠난 추 장관이 이번에도 검찰을 향한 메시지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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