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아들 수사검사도 “커밍아웃”…검사들 공개 반발 300건 육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일 20시 59분


300명 가까운 일선 검사들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평검사 한 명을 겨냥한 이른바 ‘좌표찍기’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사 296명은 2일 오후 6시 기준 검찰 내부망에 게시된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의 글에 “깊이 공감하고 동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비판 댓글을 단 검사 중 240여 명은 평검사였다. 앞서 최 검사는 지난달 29일 “정권에 순응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검사들을 마치 검찰 개혁에 반발하는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향해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히다”라고 저격하는 글을 남긴 직후였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했던 한 검사는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갖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므로 나도 커밍아웃하겠다”고 썼다.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혐의를 수사한 한 검사도 “깊이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적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등을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B 부부장검사는 “수사권을 함부로 행사하면 개혁의 대상이 되듯이 감찰권을 함부로 행사하면 개혁의 대상”이라고 했다. 한 30대 검사도 “검찰 개혁을 시대의 요구라고 나름 생각해봤다. 그렇지만 최근 진행된 인사와 수사지휘, 감찰이 제가 지지해온 개혁과 어떻게 부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다만 일선 지방검찰청에서 평검사들이 주도하는 오프라인 회의체는 소집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 평검사회의를 열 경우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이란 공격을 당할 수 있다. 일선 검사들이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