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현장사진 제시때도 시선 고정
“조두순 거론하며 반성도 않고 자신범행의 반인륜성 인지못해”
“증인의 범행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을 봤다고 했는데 보고 어땠습니까?”(박준영 변호사)
“별다른 느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이춘재)
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이춘재(57)는 자기 대신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53) 측 박준영 변호사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춘재는 “‘살인의 추억’을 교도소에서 봤지만 감흥은 없었다”고 답했다.
박 변호사는 증인신문을 하며 이춘재가 저지른 14건의 살인사건 현장 사진들을 법정 안 대형 화면에 띄웠다. 피해자들의 최후 모습과 각종 증거 사진들이 슬라이드 형식으로 약 5분에 걸쳐 연이어 제시됐다. 그동안 이춘재는 이 화면에 시선을 또렷이 고정한 채 미동도 없이 바라봤다.
이춘재는 “지난 27년간 교도소 생활을 하며 반성하고 생각이 바뀌었느냐”는 박 변호사의 질문에 “조두순이 나간다고 해서 밖에서 난리가 났다고 들었다”며 “가석방을 생각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나간다고 했을 때 (조두순보다) 더한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와 함께 법정에 온 윤 씨 측 김칠준 변호사는 재판 후 기자들에게 “이춘재는 완전히 사이코패스로 보인다. 이 사람은 자기 마음 그대로 말한 것 같아서 역설적으로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윤 씨 측 다른 변호사는 “이춘재는 상습적 폭력사범, 지능화 범죄 이런 게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인데 공감능력이 전혀 없어서 자신의 범행에 대해 잠깐의 후회는 있지만 자신의 범행의 반인륜성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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