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47억원으로 ‘호화생활’…익산 원룸사기 주범 징역 13년6월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3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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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들이 낸 수십억원의 원룸 보증금으로 외제차를 사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등 유흥비로 탕진한 임대사업자들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이 사건으로 전기세와 수도세 등이 밀려 일부 임차인들은 전기와 가스가 끊기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모성준)은 3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대사업자 A(46)씨에게 징역 13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사기 범행 일부에 가담한 B(31)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A씨의 재산을 은닉할 수 있게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C(60·여)씨에게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회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피해를 본 사람이 적지 않고, 피해 회복이 어려운 점, 수사 개시 직전까지 전세보증금을 최대한 편취하려한 점, 범죄 수익을 은닉하려고한 점, 책임을 부정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익산에 있는 원광대학교 인근에서 원룸 임대사업을 하면서 임차인 122명에게 받은 전세 보증금 46억9370만원을 챙긴 뒤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친인척 관계인 A씨와 B씨는 원광대 인근에 있는 오래된 원룸 건물을 값싸게 사들인 뒤 해당 원룸 임차인들에게 받은 전세금으로 다시 원룸 건물을 매입하는 수법으로 원룸 건물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법으로 늘린 원룸 건물만 16동에 달했다.

경찰은 원룸의 전세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이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고소장을 낸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임차인이 낸 전세 보증금으로 고급 외제승용차를 사고 100여 차례나 해외여행을 가는 등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는 중에도 국내 한 카지노에서 도박을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편취한 자금으로 제주시 소재 펜션 건물 등 5건의 부동산을 구입한 후 동생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동생의 단독 범행”이라며 혐의를 부인했고, B씨 역시 “삼촌들의 지시를 받았을 뿐 이 사건 범행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금융거래내역, 피해자 및 공인중개사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처음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의사 없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밝혀냈다.

A씨 등은 원룸 광고를 보고 온 대학생 등 피해자들에게 임차인 현황 및 선순위 대출금액 등을 허위로 고지하고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5년, 징역 6년을 구형한 바 있다.

[군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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