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 오른쪽 세 번째)이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상견례 및 첫 단체교섭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3/뉴스1
삼성전자와 삼성전자노동조합공동교섭단이 3일 단체협약(단협) 교섭을 시작했다.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한 뒤 노사의 첫 공식 만남이다. 상급단체가 주축이 된 공동교섭은 사상 처음이다. 공동교섭단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전국삼성전자노조와 상급단체가 없는 사무직노조·구미지부노조·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조가 참여했다.
이날 단체교섭은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회관에서 정식 상견례로 시작됐다. 협상에 나선 나기홍 삼성전자 부사장은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은 “시간 끌기가 아닌 진정성 있는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사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노사는 약 1시간에 걸친 교섭을 통해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 앞으로 월 4회 정기교섭과 주 1회 실무교섭이 이뤄질 예정이다. 17일에는 노측이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조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개인 경영평가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에도 개별 노조 차원에서 사측과 교섭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 단협 체결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이 노동3권 보장을 공언한 데다 한국노총을 주축으로 하는 공동교섭단이 꾸려져 체결 가능성이 주목된다. 만약 단협 체결이 성사되면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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