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지적장애인 ‘극단적 선택’…징역 6년 가해자는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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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4일 0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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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를 입은 지적장애 2급인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가해자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가 기각됐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신숙희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6년을 받은 A씨(55)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2월3일 저녁 시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지적장애 2급인 B씨(31·여)를 처음 만났다.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이들은 인근 국밥집에서 밥을 먹고 곧바로 여관으로 향했다.

A씨는 정신적인 장애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B씨를 성폭행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여관에서는 “싫다”는 B씨의 거부에도 강제로 유사성행위를 시켰다. 이후에는 곧장 성폭행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는 스타킹 등 도구도 사용됐다.

관련 수사가 시작되고 해바라기센터에서는 B씨가 성관계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표현·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성폭행 피해에 시름하던 B씨는 결국 2019년 1월 생을 마감했다. 사건 발생 1개월여 만이었다.

재판에 회부된 A씨는 반성은 커녕 변명으로 일관했다. 재판에서 B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장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지적장애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B씨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눠보면 언어표현력, 이해력 등이 부족해 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결국 1심에서는 A씨에게 징역 6년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 제한이 선고됐다.

A씨는 1심의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고 성관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지적장애인인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것으로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유족과 합의한 점은 인정되지만,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내용·정도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과 피해자가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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