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육비 안주는 부모 신상공개’ 무죄에 불복 항소

양육비 미지급자 명단공개 웹사이트 ‘배드페어런츠’ 강민서 대표가 15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건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9.15/뉴스1 © News1

검찰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의 신상을 공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선고받은 시민단체 대표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4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 대표에 대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강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지난해 6월 A씨 이름과 나이, 사진 등 신상을 공개해 A씨로부터 고소당했다. 검찰은 강 대표를 벌금 100만원으로 약식기소했지만 강 대표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신청했다.

강 대표는 A씨의 신상을 올리면서 ‘스키강사 출신’ ‘현재 사업 중’ ‘파렴치한’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A씨는 전처와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친자녀 2명에 대한 양육비 지급명령을 받았지만 2000만원을 제안한 것 외에는 지급을 거절했다.

지난 9월 검찰은 강 대표에게 약식기소 당시와 같은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으나 10월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유창훈 부장판사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스키강사 출신’이라거나 ‘현재도 사업한다’는 표현은 허위사실로 인정된다면서도 “피고인이 고소인의 전 배우자가 제출한 자료, 고소인의 사업 관련 활동 사진, 양육비 지급 판결문, 자녀의 1인 시위사진을 직원인 사무국장을 통해 확인하고 게시한 점을 고려하면 게시글 내용 중에서 허위사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소인과 피고인의 통화 내용을 살펴도 피고인은 양육비 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뿐 고소인에 대한 증오나 분노 같은 사적인 감정을 찾을 수 없다”며 “허위 사실을 게시할 동기를 인정하기 어렵고 허위 인식이 있었다고도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강 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항소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국가에 벌금을 지불할 의사가 없어 차라리 구치소를 선택할 것이라는 마음에도 변함이 없다”며 “양육비 지급 문제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