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서 위조·사모펀드등 혐의 재판
정경심 "배우자 사퇴, 만감 교차해"
"표창장 위조, 제가 아는바와 달라"
"한순간에 파렴치한으로 전락했다"
검찰,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 구형
다음달 23일에 1심 재판 선고 예정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이 저에게 첩첩이 덧씌운 혐의가 벗겨지고 진실이 밝혀질 거란 희망을 품었다”고 울먹이며 최후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5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정 교수는 “담담히 서려고 노력했지만 사건의 무게감 때문에 심신이 여전히 힘들다”며 “이 사건 중심에 내가 있다는 사실, 이 사건으로 인해 공직에 임명된 배우자가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고 최후진술했다.
이어 “이 사건 기소, 특히나 제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은 제가 아는 사실과 너무 차이가 난다”면서 “제가 결혼 후 직장에 다녀 아이들 학업을 철저히 챙기지 못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또 “나름 최선을 다해 살고자 노력했다. 학자였던 배우자가 공직자가 된 뒤 누가 되지 않고 살려고 했다”며 “그런데 한순간에 저뿐 아니라 아이들은 물론 온 가족이 수사 대상이 돼 파렴치한으로 전락하는 것을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컴퓨터 파일과 정보가 압수수색되면서 10여년 삶이 발가벗겨졌고, 저는 일순간에 사는 것에 심각한 회의에 빠졌다”면서 “한 인간을 지탱한 것은 살아온 삶에 대한 신뢰와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희망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를 현실에서 담보하는 건 무엇보다 인간관계일 것이다. 수십년 인간관계를 이번 사건이 송두리째 무너뜨렸다”며 “저와 밀접 관계에 있던 어느 누구도 시련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이 자리를 빌려 저로 인해 수모와 고통을 겪은 여러 지인께 고개 숙여 사과한다”면서 “1년 남짓 힘든 시간 동안 깨달은 게 있다. 저와 가족이 누린 게 통상 기준에 따르면 예외적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검찰 조사를 마친 후 법정에 출석하며 저는 희망을 품었다”며 “검찰이 저에게 첩첩이 덧씌운 혐의가 벗겨지고 진실이 밝혀질 거란 희망이다. 법에 문외한이지만 이런 희망이 이뤄지길 바란다. 현명한 판결을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도 “이 사건 수사의 단서를 전혀 알 수 없고, 굉장히 추상적이어서 정확히 다가오지 않는다”면서 “당시의 전반적인 상황은 정 교수보다 조 전 장관을 향한 것으로 보이고, 기소를 하고 수사가 진행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검찰이 압도적인 수사력과 검찰 권력을 갖고 무차별 수사했다”며 “검찰의 시간이라는 한계를 지적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과 유사 범죄 등으로 표현한 것은 법정에서 최대한 걷어내고, 당시 있던 사실관계로 돌아가 판단해야 한다”며 “법원의 시간은 검찰의 시간과 달라야 한다”고 최종 변론했다.
이날 검찰은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을 구형했다. 또 추징금 1억6400여만원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은 “본건은 언론 등 시민사회가 제기한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부패 의혹”이라며 “조 전 장관 검증과정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실체적 진실 의혹을 규명할 필요성에 따라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국정농단’과 유사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본건에 대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는 검찰의 책무인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며 “검찰로서는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른 사법 기준만을 근거로 수사해 확인된 실체적 진실에 따라 기소한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정 교수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3일 오후 2시에 내려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18일 첫 재판이 열린지 약 1년2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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