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다. 확진자가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검사 수가 평일보다 적은 지난 주말에도 연이틀 확진자가 100명을 넘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확산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개인방역 준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8.7명으로 5주 연속 증가했다. 앞서 10월 첫째 주에는 57.4명, 10월 마지막 주에는 86.9명이었다.
평일과 비교해 검사 수가 적은 주말(7~8일)에도 연이틀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8일 오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43명, 9일 오전 0시 기준, 126명으로 이틀 연속 120명을 넘었다.
곳곳에서 확산하는 ‘일상 속 감염’이 확진자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감염 사례를 보면 가족·지인·직장 등 각종 교류 모임, 헬스장, 학교, 학원, 시장 등 일상적 감염고리가 점점 다양화하는 추세다.
확산 가능성은 또 있다. 전국이 영하권에 드는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면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위에 강한 코로나19는 낮은 기온에서 생존력과 전파력이 강해진다”며 “추위와 함께 실내활동이 늘어나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월30~31일 클럽 밀집지역에 인파가 몰려 우려가 컸던 핼러윈데이발 감염 불씨도 남아 있다. 현재까지 후폭풍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방역당국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핼러윈데이 영향이 아직 나타난 것으로 보지 않고 있지만 한 주 정도는 더 지켜봐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우려되는 상황이 대두되고 있다. 핼러윈데이 기간 문을 닫았다가 한주 뒤인 지난 주말 전후 재개장한 서울 주요 클럽을 중심으로 ‘지각 핼러윈데이’를 즐기려는 청춘들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일상감염 확산 속 방역당국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1.5단계 격상 검토도 시사했다. 강도태 중대본 1총괄조정관도 이날 중대본 회의에 앞서 “증가세를 막지 못한다면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상향 조정되고 일상이 다시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수도권의 경우 1단계는 100명 미만, 1.5단계는 100명 이상이다. 충청·호남·경북·경남 4개 권역은 30명, 강원·제주는 10명을 기준으로, 미만일 경우 1단계, 이상일 경우 1.5단계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가 됐을 때를 ‘지역유행의 시작’으로 본다. 1단계와 달리 일부 제약이 생긴다. 단 마스크 착용이나 출입자 명단관리, 환기·소독 등 기본방역수칙은 1단계와 마찬가지로 유지된다.
1.5단계 때는 집회·시위·축제·모임·행사 등이 100인 미만으로 제한된다. 500명 이상 행사 시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고 협의하는 등 1단계 때보다 제약이 커진다.
등교 제한도 전교생 3분의 2 이내로 못 박는다. 1단계 때에는 전교생 3분의 2 등교를 권고한다.
1.5단계에서는 중점관리시설 중 유흥시설 5종의 경우 ‘춤추기·좌석 간 이동’이 금지된다. 노래연습장·실내 스탠딩 공연장은 음식 섭취가 금지된다. 식당·카페 등에 적용되던 테이블 간 거리 두기 또는 칸막이 설치 등의 조치는 1단계 시설면적 15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개인방역 준수가 필수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최근 유행패턴을 살펴보면 음식점, 사우나, 실내 피트니스 등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환경에서 많은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마스크 없이 밀접하고 밀집된 환경에서의 긴 노출은 감염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면 추워진 날씨로 인해 실내 생활의 비중이 높아지고, 밀집·밀폐·밀접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실내에서는 수시로 환기하고,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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