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에 고3 교실 ‘긴장감’…체험학습 신청 ‘집콕’도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9일 13시 46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30일 앞둔 3일 전북 전주시 호남제일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수험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30일 앞둔 3일 전북 전주시 호남제일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수험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가운데 오는 12월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학교 현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감염 위험을 피해 학교에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고 가정에서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8일)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126명 발생했다. 지난 7일 143명이 확진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강원 11명, 충남 10명 등 비수도권에서도 하루 새 56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방역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유행 확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도권의 경우 거리두기 1.5단계로의 격상 기준을 충족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방역당국의 추적·억제 속도에 비해 조금씩 앞서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부는 고3과 재수생 등 총 49만여명이 응시하는 수능이 감염병 전파 통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능 시행 일주일 전인 오는 23일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를 수능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다만 학교 현장의 변화는 이보다 빨라서 이미 학교에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가정에서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나오고 있다. 학사일정을 조정해 고3은 수능까지 여유를 두고 원격수업을 받도록 한 학교도 상당수다.

경기 용인 A고등학교는 이날부터 수능이 끝난 뒤인 오는 12월4일까지 고3은 원격수업을 받는다.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오는 13일까지는 고3도 등교수업을 받게 할 예정이라고 안내했지만 하루 만에 지침을 수정, 원격수업 전환일을 앞당기기로 했다. 등교수업을 시행해도 수업을 들을 학생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학교 3학년 부장교사는 “고3의 90% 이상이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해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고3을 조기에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고1 등교를 늘리기로 했다”며 “수능이나 대학별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B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3 수험생 C양(18)도 교외체험학습 신청을 고민하고 있다. B고등학교는 오는 20일까지 고3 대상 등교수업을 진행하고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C양은 “학교 애들 중에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혹시라도 코로나19가 퍼지면 수능 전에 큰일 날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든다”며 “내가 확진되면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어서 다음주부터는 가정학습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D고등학교는 지난 2일부터 오는 13일까지 고3 대상 원격수업을 시행하고 16~20일은 마지막 점검 차원에서 등교수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감염병 확산 우려가 있지만 수능에 앞서 학교에서 실전 감각을 키울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등교수업을 시행하는 주에도 등교 여부는 학생들이 자체 판단한다. 감염병이 우려되는 학생은 언제든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고 가정학습을 하도록 안내했다.

D학교 3학년 부장교사는 “수능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데다 면접 등 대학별고사는 이에 앞서 진행되는 곳도 있기 때문에 학생 건강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면서도 “큰 시험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키우는 연습이 꼭 필요한 데 방역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 여러모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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